1982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해인사고려각판은 국가기관인 대장도감(大藏都監)에서 새긴 해인사 대장경판(국보, 1962년 지정)과는 달리 사찰이나 지방관서에서 새긴 것으로, 현재 해인사 대장경판전 사이에 있는 일명 동서(東西) 사간판전(寺刊板殿)에 봉안되어 있다. 이들은 모두 54종 2,835판인데, 1982년 이 중 28종 2,725판이 국보로 지정되었고, 26종 110판은 보물로 지정되었다.
이 중 국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묘법연화경판(妙法蓮華經板, 71판 116장)
1236년(고종 23)에 정분(鄭奮)이 최우(崔瑀)의 수복(壽福)을 빌기 위하여 판각한 것이다.
② 화엄경관자재보살소설법문별행소판(華嚴經觀自在菩薩所說法門別行疏板, 39판 73장)
1334년(충숙왕 3)경에 판각된 것이다. 『화엄경』 입법계품(入法界品)에서 선재동자(善財童子)가 관자재보살을 만나 법문을 듣는 내용인데, 고려시대 고승 체원(體元)이 주석하고 간략하게 해석한 것으로 각화사(覺華寺)의 주지 성지(性之)가 교감(校勘)하였다.
③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판(大佛頂如來密因修證了義諸菩薩萬行首楞嚴經板, 139판 273장)
1235년 녹명향장(鹿鳴鄕長)을 지냈던 이승광(李勝光)이 가재를 들여 판각한 것이다.
④ 대방광불화엄경세주묘엄품판(大方廣佛華嚴經世主妙嚴品板, 8판 15장)
고려 고종 때 순안산성(順安山城)의 방호별감(防護別監)으로 있던 이영(李榮)이 공인(工人)을 모집하여 새긴 것이다. 내용은 『화엄경』 39품 가운데 첫번째 품인 세주묘엄품에 나오는 보살과 선지식(善知識)의 명호를 나열하여 독송용으로 엮은 것이다.
⑤ 금강반야바라밀경판(金剛般若波羅密經板, 6판 12장)
1214년에 군생사(群生寺) 주지 중대사(重大師) 탐고(探古)의 시주에 의하여 주통부(周通富)가 글씨를 쓰고 부인사(符仁寺) 대사 청수(淸守)와 효여(孝如)가 각수(刻手)로 참여하여 새긴 것이다.
⑥ 금강반야바라밀경판(金剛般若波羅密經板, 6판 10장)
1245년에 정안(鄭晏:초명은 奮)의 시주로 판각한 것이다.
⑦ 화엄경보현행원품판(華嚴經普賢行願品板, 6판 12장)
1245년에 정안의 시주로 판각한 것이다.
⑧ 법화경보문품판(法華經普門品板, 2판 4장)
1275년(충렬왕 1) 선린(禪隣)이 글씨를 써서 새긴 것이다.
⑨ 인천보감(人天寶鑑, 26판 93장)
1290년 선린이 일연(一然) 생전에 부탁받은 것을 일연이 입적한 뒤 추념하여 판각한 것이다.
⑩ 불설예수시왕생칠경판(佛說豫修十王生七經板, 9판 16장)
1246년에 정안의 시주로 판각한 것이다. 이 판은 경문(經文) 7장을 제외한 나머지는 염라대왕 수기상(授記相)을 비롯하여 지장보살 (地藏菩薩) 및 그 권속, 시왕 등이 그림으로 묘사되어 있다.
⑪ 삼십팔분공덕소경판(三十八分功德疏經板, 2판 4장)
1331년(충혜왕 1) 해인사에서 월광대사(月光大師) 인원(忍元)의 시주로 판각된 것이다. 이 경은 경 이름을 빌려 38분의 불(佛)·보살(菩薩)·존자(尊者)를 염송하면 공덕이 있다는 내용의 일종의 염불집이다.
⑫ 불설아미타경판(佛說阿彌陀經板, 3판 4장)
1251년에 동경부유수(東京副留守)로 있던 박수(朴隨)에 의해서 판각된 것이다.
⑬ 대방광불화엄경약신중판(大方廣佛華嚴經略神重板, 1판 2장)
1349년(충정왕 1)에 판각된 것이다.
⑭ 화엄경변상도판(華嚴經變相圖板 周本, 42판 84장)
13~14세기 경에 이루어진 80권짜리 『화엄경』의 권별 변상도이다.
⑮ 대방광불화엄경판(大方廣佛華嚴經板 貞元本, 408판 726장)
1098년(숙종 3)에 새긴 것과 그 복각판(覆刻板), 그리고 조선 초의 보각판이 섞여 있다.
⑯ 대방광불화엄경판(晋本, 728판 1,318장)
1098년에 새긴 것과 그 복각판, 그리고 조선 초의 보각판이 섞여 있다. 특히 권45의 마지막 장에 해인사에 있는 성헌(成軒)의 발원으로 1098년에 새겼음을 나타내는 기록이 있다.
⑰ 대방광불화엄경판(주본, 941판 1,654장)
1098년에 새긴 것과 그 복각판, 그리고 조선 초에 새긴 보각판이 섞여 있다.
⑱ 대방광불화엄경소여래출현품판(大方廣佛華嚴經疏如來出現品板, 57판 112장)
신축년에 가야산 하거사(下鋸寺)에서 새긴 것이다. 이 목판은 마구리와 판 사이에 베를 바르고 그 위에 옻칠을 하고 마구리 양쪽에 무늬로 오려 낸 함석판을 대어서 잇는 등 매우 정성을 기울인 것이다.
⑲ 대방광불화엄경수소연의초여래출현품판(大方廣佛華嚴經隨疏演義?如來出現品板, 29판 52장)
위의 대방광불화엄경소판과 같은 시대에 이루어진 목판으로 추정된다.
⑳ 금강반야바라밀경판(16판 32장)
1237년에 최우가 발원하여 큰 글씨로 판각한 것이다.
㉑ 불설장수멸죄호제동자다라니경판(佛說長壽滅罪護諸童子陀羅尼經板, 10판 19장)
1278년에 신하사(新荷寺)에서 판각한 것이다.
㉒ 대각국사문집판(大覺國師文集板, 76판 133장)
12세기경에 대각국사 의천(義天)의 문집을 새긴 것으로, 고려시대 승려의 문집목판으로는 가장 오래된 것이다.
㉓ 대각국사외집판(大覺國師外集板, 59판 105장)
의천의 시·서·기(記) 등을 모은 것으로 문집목판과 같이 새긴 것이다.
㉔ 남양선생시집판(南陽先生詩集板, 13판 26장)
1249년경에 백분화(白賁華)의 개인 시집을 모아 새긴 목판이다. 현존하는 개인의 시문집으로 가장 오래된 것이다.
㉕ 백화도량발원문약해판(白花道場發願文略解板, 7판 14장)
1334년(충숙왕 복위 3)에 계림부(鷄林府)에서 각화사의 성지가 교감하고 신기(神器)가 글씨를 쓰고 보영(甫英)이 판각한 것이다.
당현시범판(唐賢詩範板, 5판 30장)
병오년(丙午年, 연도미상)에 당나라의 시집을 모아 새긴 것이다.
약제경론염불법문왕생정토집판(略諸經論念佛法門往生淨土集板, 14판 26장)
‘자비집(慈悲集)’으로도 불리는, 당나라 혜일(慧日)의 염불집이다. 중국 정토교에서 중요시되었던 것으로 일찍이 없어졌다고 알려진 책의 목판이다.
십문화쟁론(十門和諍論, 2판 4장)
원효(元曉)가 저술한 것으로 인본(印本)이 전하지 않는 유일한 목판이다.
이 목판들은 『금강경』·『화엄경』 등의 대승경전(大乘經典)과 신라·고려·중국의 고승이나 개인의 시문집 및 저술들이다. 경전류는 대부분 간행기록이 있어 고려시대 불교경전의 유통 등 불교신앙의 경향을 알 수 있으며, 고승 및 개인의 시문집과 저술 등은 비록 간행기록이 없거나 산질(散秩: 秩이 차지 않은 책)이 많으나, 그 내용이 전하지 않거나 역사적으로 희귀한 자료들로서, 한국 불교사상 및 문화를 알 수 있는 유일한 자료들이다.
그리고 그 자체가 한국 목판인쇄술의 실증적 자료로서 그 시대의 문화를 상징하는 서각예술품(書刻藝術品)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