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는 향봉(香峰). 전라남도 보성 출생. 성은 임씨(任氏), 속명은 보극(普極). 유학자의 집안에서 출생하여 20세까지 7서와 제자서(諸子書)를 학습하였다. 20세에 집을 떠나 순천 송광사에 들어가 삭발하지 않은 채 수도와 참선을 즐기면서 송암거사(松菴居士)라 칭하였다. 1930년 덕숭산(德崇山)정혜사(定慧寺)의 만공화상(滿空和尙)을 참방하고 선법을 지도받으며 한철을 보냈다. 그 해 7월, 금강산을 구경하고 송광사에 돌아왔으나 아버지가 위독하여 3년 동안 시병하였다.
아버지가 죽은 뒤 송광사에서 3년 천도재를 지내고 지리산 화엄사에서 하안거(夏安居)를 하였으며, 다시 송광사에 돌아와 석두화상(石頭和尙)에게 입실(入室)하여 계를 받고 출가득도(出家得度)의 형식을 취하였다. 그 뒤 상사당(上舍堂)에서 5년 동안 참선하면서 불교강원의 교과목인 사교(四敎)·대교과(大敎科)를 이수하였다.
또한, 오대산 상원사(上院寺)의 한암선사(漢巖禪師) 밑에서 참선을 하였다. 수년 뒤 남쪽의 부안 월명사, 두륜산 대흥사, 지리산 쌍계사, 제주 한라산, 가야산 해인사, 영취산 통도사, 금정산 범어사, 도봉산 망월사를 순례하였고, 강릉에서는 여러 신도의 요청으로 만월산 백운동(白雲洞)백운사(白雲寺)를 중창하였다.
1952년 오대산 상원사에서 동안거(冬安居)를 마치고 만월산에서 정진하였다. 시와 그림을 좋아하여 많은 한시와 글씨·그림을 남겼다. 문인에 청현(淸賢)·청전(淸田) 등 10인이 있으며, 평소에 기록한 한시·게송·서장(書狀), 문도가 기록한 법어 등을 모아 간행한 『운수산고(雲水散稿)』 1책과 『수양(修養)의 다화(茶話)』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