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전기부터 말기까지 궁중정재(宮中呈才)인 향발무(響鈸舞)에 무구(舞具)로 쓰인 악기이다. 악기분류법에 의하면, 금부(金部) 또는 체명악기(體鳴樂器)에 속한다. 향발은 자바라(啫哱囉)의 크고 작은 여러 가지 종류 가운데 하나이다. 냄비뚜껑같이 생긴 아주 작은 두 개의 놋쇠판을 서로 부딪쳐 소리를 내는 것인데, 그 모양이 서양악기의 심벌즈(cymbals)를 작게 한 것과 거의 비슷하다.
향발은 『악학궤범』 권5 향발정재(響鈸呈才)와 권8 향악정재악기도설(鄕樂呈才樂器圖說)에만 소개되었고, 권6 아부악기도설(雅部樂器圖說)과 권7 당부악기도설(唐部樂器圖說) 및 향부악기도설(鄕部樂器圖說)에 악기로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것은 향발이 독립된 악기로서의 구실을 하지 못하고 다만 정재의 무용도구로서만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보문헌비고』에는 향발이 편종(編鐘)ㆍ특종(特鐘)ㆍ요(鐃)ㆍ순(錞)ㆍ탁(鐸)ㆍ탁(鐲)ㆍ방향(方響)ㆍ동발(銅鈸) 등 8종의 악기와 함께 금부로 분류되어 있다.
『증보문헌비고』는 61종의 악기를 팔음(八音)으로 분류하고, 이를 다시 아부(雅部)와 속부(俗部)로 나누었는데, 향발은 방향ㆍ동발과 함께 속부에 들어 있다.『악학궤범』의 향발정재와 향발에 의하면, 향발은 유철(鍮鐵 : 놋쇠)로 만드는데, 동발과 모양이 같으나 작다.
뒤에는 녹비(鹿皮 : 사슴가죽) 끈을 달고, 오색 매듭을 늘어뜨린다. 지름이 2촌(寸) 1푼(分)이며, 한 사람마다 두 쌍씩 가지는데, 향발무를 출 때 두 손의 엄지손가락과 가운뎃손가락에 각각 하나씩 매고 반주음악에 맞추어 매 장단(腔)에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