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희(朴英熙)가 지은 문학론. 1958년 4월부터 1959년 4월까지 ≪사상계≫에 연재되었다. 맨 앞부분 서문에 해당하는 백철(白鐵)의 글 ‘회월의 문학사가 발표되는 데 앞서서’가 있고, 서론 ‘현대한국문학의 성격’, 제1편 ‘청춘한국의 정열과 이상’, 제2편 ‘한국적 현실의 성장과 문예운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원고가 탈고된 것은 대략 1948년 무렵이었다고 하나 공표되지 못한 채 있다가 김진구(金振求)가 경영하는 출판사에서 조판하는 도중 6·25로 인하여 중단되었다. 그 원고가 백철에게로 넘겨져 보관되어 오던 중, 전광용(全光鏞)의 주선으로 ≪사상계≫에 연재되기에 이르렀다.
이 문학사는 그 자신의 직접 체험에 바탕을 둔 생생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그 특성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와 비슷한 성격을 지닌 그의 <초창기의 문단측면사>(현대문학 제56∼65호, 1958∼1960.5.)와 비교하여 볼 때 그것이 보다 더 체험 중심적인 데 비하여, <현대한국문학사>는 객관적 처지에서 기술하려 하였다는 차이를 지닌다.
박영희는 이 논문 서론에서 ‘현대’라 함은 1900년 이후 40년 동안을 말한다고 규정하였으며, ‘한국문학’이라 함은 “한국말과 글을 가지고 한국민족의 생활과 정서와 이상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는 것”을 뜻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한편, 현대한국문학은 고전의 계승보다는 그것의 비판·극복에서 출발하여 언문일치의 확립, 유교사상에 의한 부자연한 생활로부터 인간의 본체 발견, 새로운 인생관·사상의 수립 등을 보여주고 있다고 요약하였다.
특히, 현대한국문학은 문학 형식이나 예술성보다 사상성에 치중하여 발전되어왔는데, 그 사상성이란 권선징악의 재비판, 개성해방 및 자유를 위한 투쟁, 민족해방을 위한 혁명의식의 고양, 계급의식을 위한 투쟁으로 구체화되었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런데 서술에 있어 특이한 점은 신소설을 현대문학의 준비 단계로만 설명하고 있고, 그 때문에 서론에서만 간략하게 이를 설명하고 있는 점이다.
이것은 “한국의 현대문학은 이광수로부터 시작한다.”라는 본론의 첫 구절과 상호보완적 관계를 이루면서, 앞에서 이미 저자 자신이 언급한 바의 “1900년 이후 40년 동안을 현대라고 규정한다.”는 내용과는 상호 모순된다.
즉, ‘현대’에 대한 개념이 분명하지 않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제1편에서는 이광수 이후 김기진(金基鎭)이나 김형원(金炯元)의 등장까지를 논하고 있다.
그 내용은 ‘신문학건설의 출발’, ‘동인제문예잡지시대의 제경향’, ‘세기말적 사상과 자유운동’, ‘현실주의의 대두와 그 방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2편에서는 신경향파에서부터 카프운동의 반성기까지의 문학사를 정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신경향파문학의 의의와 그 작품’, ‘민족주의의 진영과 그 추수자(追隨者)’, ‘방향전환기의 문예운동’, ‘카프운동의 반성기’ 등의 요목에 의하고 있다.
박영희의 이 <현대한국문학사>는 임화(林和)에 의한 일련의 신문학사 연구와 더불어 한국 근대 이후의 문학을 역사적·학문적으로 체계화하려는 대표적 업적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