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5판. 112면. 1947년 일월사(日月社)에서 간행하였다. 작자의 서문이 있고, 총 30편의 평론을 6장으로 나누어 수록하였다.
제1장 ‘풀어야 할 과제’에는 「문학의 2대 조류」, 「현대문학의 방향」 등 5편, 제2장 ‘문학적 창조성의 제한과 분석’에는 「변천하는 문학의 정의」, 「모방·인식·창조」 등 6편이 실려 있다.
그리고 제3장 ‘심미적 활동의 가치규정’에는 「마르크스의 예술관」, 「미의식의 생물학적 해석」 등 5편, 제4장 ‘개성문제와 작가의 자유성’에는 「개성과 개인주의」, 「살아 있는 인간은 무엇인가?」 등 4편, 제5장 ‘작품의 한계성과 비평의 기준’에는 「예술공리성의 측정」, 「비평의 목적」 등 4편, 제6장 ‘건전한 문학정신의 수립’에는 「계급적 의식에서 인간성으로」, 「문학과 사상성」 등 6편이 각각 실려 있다.
제1장은 이 책에서 문제 제기의 성격을 지니는 서론 부분으로서, 그는 여기서 과학사상과 유물사상(唯物思想)이 문학을 ‘정서 없는 세계’, ‘고엽(枯葉)과 같은 물질 세계’로 만들었다고 개탄한다. 제2장에서는 창조력, 특히 유물적 창조력보다는 정신적 창조력을 강조하였다.
제3장에서는 내용과 형식미의 항구성·공감성 등을 통하여 미적 가치의 탐구를 시도하였다. 제4장에서는 집단보다는 인간, 전형(典型)보다는 개성을 강조하였고, 제5장에서는 좋은 작품과 좋은 비평에 대한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 책의 결론에 해당하는 제6장에서는 앞의 문제들을 마무리하면서, 좋은 작품이란 공감대가 크고 강한 정도에 비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실린 글들은 1934년 전향선언 이후 작자가 프로문학을 비판하고 자신의 전향을 합리화하면서 새로운 문학적 발판을 마련해보려는 학문적 시도의 결실이다. 작자 자신의 표현을 빌면 “프로문학으로 인하여 오랫동안 억압과 질식상태에 있던 문학 정신을 구출하고 건전한 문학의 창조력을 조장”하는 것이 이 책의 간행목적이 되는 셈이다.
이러한 태도는 서문에서 언급된 카프문학에 대한 비난인 창작의 고정화, 즉 이론적 동사상태(凍死狀態), 기술 문제에 대한 소홀, 개성의 외면, 정치와 예술의 기계적 결합 등에서 더욱 뚜렷이 드러난다. 요컨대, 마르크스주의의 중압과 구속을 벗어나서 민주주의적 자유를 획득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입장이 ‘예술을 위한 예술’로 완전히 전향된 것은 아니다.
그는 ‘인생을 위한 예술’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생기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그는 “어떠한 이념이 문학작품에서 표현될 수는 있되, 그 이념의 표현이 곧 문학은 아니다.”라는 점과 “문학은 개인이나 계급의 공리주의에서 벗어나 전 민족 전 인류의 이상이며 쾌락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평론집은 프로문학 비판과 새로운 문학론의 수립이라는 두 가지 필요에 의하여 간행되었다. 그런데 새로운 문학론을 수립하기 위하여 과거의 문학인 프로문학을 비판한 것이라기보다는, 프로문학의 반대 명제만을 수집해놓은 느낌을 준다. 요컨대, 이 평론집은 작자가 과거 자신의 프로문학관을 비판, 반성하는 입장에서 엮은 것으로, 변모된 그의 문학관의 일면을 엿볼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