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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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간 사회적 결합체인 가족을 영위함에 필요한 살림물품. 혼수품.
이칭
이칭
혼수품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거쳐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혼수는 남녀 간 사회적 결합체인 가족을 영위함에 필요한 살림 물품이다. 혼수품이라고도 한다. 혼수 내용은 해당 사회의 생계 수단 및 생계 방법, 혼인 후의 주거 규정에 따라 달라진다. 전통적 가족제도 하에서는 여자가 시집의 구성원 속에 흡수된다. 이에 혼수는 여자가 시집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과 시집의 경제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조선 시대 혼수 관행은 현대사회까지 이어져 신부 쪽에서 혼수를 장만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다만 살림살이가 기본적 혼수를 이루는 가운데 옷감의 비중은 줄고 가구나 가전제품이 중시되고 있다.

정의
남녀 간 사회적 결합체인 가족을 영위함에 필요한 살림물품. 혼수품.
개설

혼수 결정요인으로는 해당 사회의 생계수단 및 생계방법과 혼인 후의 주거규정을 들 수 있다. 실제 생계방법을 달리하는 사회나 각 사회의 생계방법이 변화할 때마다 혼수내용이 달라지며, 처가거주제(妻家居住制) · 시가거주제(媤家居住制) · 신거주제(新居住制) 등에 따라 혼수내용이 달라진다. 처가 및 시가거주제는 이미 존재하는 가족집단 속으로 혼인한 남녀가 흡수되기에 혼수내용이나 성격이 비교적 명확한 반면, 신거주제는 새로운 살림을 꾸려야 하기에 신랑 신부 양쪽의 혼수 내용이 달라지게 된다. 단 시대적 변화에 구애받지 않고 전통성을 유지하는 필수적 혼수품은 해당사회의 혼인 의미에 독특한 상징적 의미를 부여해준다.

연원 및 변천

우리나라 고대의 혼수내용은 단편적 기록을 통한 추론만이 가능하다. 진수(陳壽)의 『삼국지(三國志)』 고구려전에는, “저녁에 사위가 집 밖에 와 딸과 함께 자도록 간청하면, 장인 · 장모가 집 뒤에 지은 사위집으로 안내하여 딸과 함께 자도록 하는데, 사위는 이때 돈과 비단을 제공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자라면 비로소 사위는 처자를 데리고 자기의 집으로 돌아간다”는 기록이 있다. 이를 통해 돈과 비단은 혼수의 일종이며, 당시의 주거규정에 비추어볼 때 혼수는 신랑이 신부쪽 집에서 일정기간 생활하는데 필요한 것을 충당하기 위한 대가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할 것이다. 이후 자녀가 모두 성장하여 남편 집에 올 때도 부인이 준비하는 혼수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나, 신랑과 마찬가지로 비단류의 옷감이 주를 이루었을 것으로 보인다.

신라와 백제의 혼수 관련 내용도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역시 옷감이 주를 이루었을 것으로 추론된다. 옷감은 예로부터 조달하기 어려운 일상생활 필수품으로서 옷감류가 혼수의 주 내용을 이룬다는 증거는 고려 말 기록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고려 말 우왕 당시 귀천을 막론하고 외국에서 수입한 호화로운 비단과 금 · 은 · 주옥을 혼수로 장만하는 사치스러운 풍조를 우려하는 내용이 등장한다.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혼례 시 혼수와 예물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양반의 딸로서 집안이 가난하여 혼수를 마련하지 못해 혼기를 놓친 경우 관에서 비용을 지원하는 것이 개국초부터 제도화되어 있었다고 한다. 당시 반가에서는 혼수 없는 혼인은 예(禮)가 아닌 것으로 여겼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15세기 후반 사회가 안정되면서 부유하고 세력있는 집안을 중심으로 혼수사치가 확산되기 시작하여, 17세기 이후 농업경제규모의 확대와 신분제의 변화, 정치 · 사회적 혼란이 나타나면서 중인과 상인에게까지 호화혼수가 파급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다만 지배계층의 혼수사치를 우려하는 사대부도 존재하여, 『증보사례편람』의 “문중자(文中子)는 혼인을 함에 재물을 논하는 것은 오랑캐들이나 하는 짓이다. …… 그러므로 혼인을 의논함에 재물을 언급하는 사람과는 혼인하지 말아야 한다”는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혼인 시 물질 교환을 경계하고 최소한의 피륙을 중심으로 예를 표하려는 태도가 공존했음을 엿볼 수 있다. 반면 농촌에서는 도시와는 달리 혼수로서 토지가 중요한 몫을 차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전통적 가부장제 가족제도 하에서는 여자가 시집의 구성원 속에 흡수되기에, 혼수 또한 여자가 시집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과 시집의 경제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들로, 옷감, 옷, 옷장, 요 · 이불, 그리고 땅문서와 씨앗종자 등이 주요 혼수품목으로 정착되기 시작했다. 조선시대 분재기(分財記)에 따르면 부유한 양반계층에서는 땅문서를 위시하여 몸종이나 노비가 혼수품목에 포함되기도 했다.

현황

조선시대 혼수 관행은 현대사회까지 그대로 이어져, 농어촌 구분 없이 시가거주제에서 신거주제로 주거규정이 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신부 쪽에서 혼수를 장만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다만 살림살이가 기본적 혼수를 이루는 가운데 옷감의 비중은 줄고 가구나 가전제품이 중시되고 있다. 혼수를 둘러싸고 양가 간에 미묘한 갈등이 노출되고 있어 일부 전문직 남성들의 경우 혼수에 대한 기대가 높아져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으며, 혼수가 기대치에 못 미칠 경우 이혼에 이르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과중한 혼수비용과 혼수에 내포된 신랑 신부의 불평등 관계는 현대사회 혼수를 둘러싼 사회적 쟁점이 되고 있다.

참고문헌

『고려사(高麗史)』
『혼수 전쟁』(최성애, 청산, 1993)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혼인』(박혜인, 또하나의 문화, 1991)
『한국인의 일생』(이광규, 형설출판사, 1985)
『한국가족의 구조분석』(이광규, 일지사, 1975)
「20세기 한국의 혼례 문화 변천에 관한 연구-서울과 경상도의 지역의 사례를 중심으로-」(홍나영·이은진·박선희,『대한가정학회지』Vol.40 No.11, 2002)
『삼국지(三國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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