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권 80책. 국문필사본. 장서각도서에 있다. 대하소설로, 화주(華州)의 화산 밑에 사는 서정공(西征公) 위복성(魏福星)의 3대에 걸친 자녀들의 혼인과정과 일부다처생활에서 벌어지는 여성들의 질투·갈등·음모 등으로 엮어진 가문소설(家門小說)이다.
당나라 명종 때 서정공 위복성이 화산 밑 청운동에 집을 짓고 부인 설씨와 행복하게 살아간다. 슬하에는 장남 경, 차남 희, 딸 수완, 삼남 현을 두었다. 현이 장성하여 수학하는데 그 외척되는 조빈이라는 이가 함께 공부하게 된다. 위복성은 조빈이 재기가 뛰어남을 보고 딸 수완과 혼인시킨다.
한편, 태학사 이한성은 일찍이 부인을 잃고 탕씨를 후처로 들였으나 탕씨는 전처소생인 옥주를 몹시 학대한다. 특히, 자기 자식을 낳은 뒤부터는 더욱 학대가 심하던 차, 이한성이 죽는다. 탕씨는 이에 옥주를 부호에게 팔려다가 실패하고, 술을 먹여 납치하도록 하였으나 옥주는 계교를 써서 도망한다. 이때 위복성의 사위인 조빈의 형인 조광윤이 서경유수가 되어 민정을 살피다가 이런 사실을 알고 탕씨를 하옥하고 그 사실을 위현에게도 알린다.
한편, 탕씨로부터 도망친 옥주는 황성으로 가는 길에 유소저·정소저와 의형제를 맺는다. 그리고 이 세 여인은 마침 찾아온 위현과 혼인을 한다. 이때 나라에서는 황제가 죽고 태자가 왕위에 올랐는데, 태자는 위현을 이부시랑으로 삼는다. 그런데 정숙공주가 위현을 보고 반하여 친척이 되고자 하지만 불가능하게 되자, 정숙공주는 옥대와 짜고 위현의 세 부인을 없애려고 한다.
때마침 나라에 촉국의 침략이 있어 위현이 출전하니 정숙공주는 이때를 틈타 산적인 마원을 끌어들여 위현의 집을 습격하고 세 부인을 죽이려 한다. 그러나 그들은 미리 알고 계교를 써서 산중으로 도망한다. 위현이 돌아오자 세 부인이 산중에서 나와 만나게 된다. 이에 그들은 화주 청운동으로 가서 부모를 만나 큰 잔치를 벌인다. 그 뒤 세 부인이 각각 아들을 낳는다.
이때 위현이 조정에서 급하게 기별을 보내어 상경하니 황제가 죽으면서 태자를 부탁한다. 그러나 왕비는 태자를 죽이려 하므로 위현은 장군 신량의 도움을 받아 태자를 청운동으로 데려와 지낸다. 태자를 축출한 뒤 공주가 황제라 칭하고 국정을 어지럽히자 조빈과 위현이 군사를 일으켜 공주를 내쫓고 조빈의 형 조광윤으로 황제를 삼고 송나라를 세운다. 송태조 조광윤은 위현을 참지정사로 삼아 국정을 맡긴다.
한편 예부상서 연희숙이 일찍이 부모를 잃고 헤매던 중 기승상을 만나 그 딸과 혼인하였다. 기부인이 명윤이라는 아들을 낳았고, 명윤이 자라 과거에 급제하여 한림학사가 되었다. 명운은 석소저와 혼인하여 딸 화옥과 화주를 낳는다. 다시 화옥은 왕정빈과 혼인하고, 화주는 진왕과 혼인한다. 이때 명윤의 첫째부인 가씨의 딸 빙랑이 화주의 혼인을 방해하려 하였으나 이루지 못한다. 이에 빙랑은 다시 화주를 죽이고 자기가 진왕비가 되려고 음모를 꾸미나지만 실패한다.
한편 위현의 세 부인의 아들 중 정부인의 소생인 현창이 양상서의 누이와 혼인하였는데, 황명을 거역할 수 없어 염소저를 맞이하였다. 그러나 가까이하지 않고 양부인만 돌보므로 염소저가 양부인을 죽이려 한다. 현창이 이 사실을 알고 문초하려다가 황제의 명을 받들어 오월로 출전한다. 염소저는 끝내 양부인을 음녀로 모해하여 친정으로 내쫓는 데 성공한다. 다시 음모를 꾸며 양부인을 살해하려다가 지옥에 가 형벌을 받는 꿈을 꾸고는 잘못을 깨닫는다.
그 뒤 위승상이 진왕과 같이 화산으로 돌아와 쉬고 있는데, 황태후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서 받고 선약을 구해 상경하여 황태후의 병을 고친다. 이때 황제는 위승상이 부모를 봉양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음을 알고, 아들 인창·웅창·현창의 삼형제만 조정에 남아 있게 하고, 위승상을 화산으로 다시 돌아가도록 한다.
이 작품은 3대에 걸친 가문소설로서 대하소설인 관계로 사건이 다양하고 등장인물이 많아 구성에 있어서도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특히 3대에 이르는 자녀들의 혼인과정에서 빚어지는 갈등과 일부다처의 가정생활에서 일어나는 시기·음모 등이 다양하게 전개되어 소설적 흥미를 더해주고 있다.
한편 작품의 배경에는 도선적인 사상이 깔려 있으며, 유교적인 천명사상도 관련되어 있다. 또 중심인물로 나와 있는 위현이 당나라의 중신이었다가 다시 송나라의 건국에도 관여하여 승상이 되고 국정을 돌보는 사실로 보아 유교적 절의에 입각한 인물이라기보다 극히 현실적인 인물로 볼 수 있어 특이함을 보여준다. 이런 점에서 이 작품은 가정적 갈등을 소설적 흥미로 보여주려는 여성 취향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과 유사한 내용과 사건 및 구성을 보이고 있는 작품으로 「유이양문록(劉李兩門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