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취경전 ()

김취경전
김취경전
고전산문
작품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목차
정의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내용

2권 2책(260면). 국문필사본. 국립중앙도서관 소장의 유일본이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대부분의 고전소설에 비하여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웅소설이다. 작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삼국시대 고구려 평안도 숙천(肅川) 땅에 김형국(金亨國)이라는 선비가 살았는데, 그는 늦은 나이에 단군(檀君)이 점지하여 취경(就景)이라는 아들과 선애(仙愛)라는 딸을 얻는다. 부인 양씨는 남매를 낳고는 취경이 6세 되던 해에 병사한다. 김형국은 이에 안씨(安氏)를 후처로 맞이한다.

처음에 안씨는 취경남매를 사랑하지만 자신의 아이를 낳은 뒤에는 모함하고 시기한다. 이에 취경은 집에서 쫓겨나게 되고 선애는 어머니를 반대하는 이복동생 설애(雪愛)와 함께 도망쳐 나온다.

취경은 방황하다가 백발노인의 인도로 어느 인적이 드문 흉가집에서 미인의 생명을 구해주게 된다. 그곳에서 취경은 미인 목소저에게 의지하여 병서와 무술을 공부하다가 고향이 궁금하여 가게 된다.

한편, 선애·설애자매는 집을 나와 남장을 하고 가다가 함흥부에 사는 양화춘이라는 소년과 의형제를 맺고 함께 취경을 찾기로 한다. 이때, 선애 일행과 만난 취경은 그들과 함께 목소저에게 돌아오다가 도적의 소굴에 빠지게 되고, 양화춘이 괴수 천철웅(千鐵雄)을 굴복시킨다.

알고 보니 그는 개소문(蓋蘇文)의 아우였다. 취경과 양공자는 철웅과 후일을 기약하고 돌아왔고, 취경은 목소저와 혼인을 한다.

이보다 앞서 선애의 시비 채향은 선애가 야밤도주하자 안씨의 처벌이 두려워 마침내 순시차 내려온 어사 서윤택(徐潤擇)에게 김형국 집안의 흉사를 고발한다. 어사는 김형국과 안씨를 국문하여 안씨와 함께 취경남매를 모해한 윤도익을 체포하라는 명을 내린다.

그러나 윤도익의 장난으로 서윤택은 반대당파의 모함에 몰려 오히려 삭탈관직, 유배를 당한다. 우여곡절 끝에 왕이 진실을 간파하고는 서어사를 복직시키게 된다. 이때 백제국이 고구려를 침공해 고구려왕은 패배하고 위기에 빠지게 된다.

한편 취경과 양공자는 병법과 무술을 공부하고 있었는데, 하루는 양공자가 천문을 보아 국왕이 위기에 빠져 있음을 알고는 취경과 상의하였다. 취경이 출전하여 국왕을 구하기로 한다.

취경은 도중에 장인되는 목공의 망령으로부터 삼척보검을 얻고, 도적 천철웅에게는 군량미를 마련해 오라고 한다. 다시 단군으로부터 갑주와 용마를 얻어 전장에 나가 적군을 격파하고 국왕을 구출한다.

국왕은 기뻐하며 취경을 도원수로 삼아 적군을 격퇴하게 한다. 고구려군과 백제군은 서로 수차의 격전 끝에 고구려군이 승리한다. 이에 고구려왕은 승리하고 돌아온 취경을 영의정으로 삼는다.

한편, 윤도익과 안씨는 복직한 어사 서윤택에게 다시 체포되었으나 전쟁중이라 석방된다. 도망 중에 윤도익은 안씨를 겁탈하려다가 도적에게 살해되고, 안씨는 본가가 있는 박천으로 도망하게 된다.

취경은 승상이 되어 부모를 찾으려고 숙천으로 가서 아버지 김형국을 만나 박천의 안씨를 용서하고 숙천으로 모시고 와서 부친과 함께 살게 한다. 그뒤 서울로 와 국왕 앞에 벼슬을 사하고, 부모와 목부인 및 두 여동생, 양공자와 함께 두류산으로 들어가 살았다고 한다.

의의와 평가

영웅소설은 시대적인 배경을 설정함에 있어서, 그 시대의 연대나 왕호만을 차용하였을 뿐, 그 시대에 일어난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 등은 일체 표현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비록 허구이지만 「육미당기(六美堂記)」처럼 삼국시대 전쟁을 표현하여 당나라와 고구려의 싸움, 고구려와 백제의 전쟁을 그렸으며, 또 실제 역사적 인물을 등장시켰다.

이처럼 특이하게 현실성을 띠려고 하였으나, 사건 전개에 있어서는 다른 고전소설처럼 구성의 전기성(傳奇性)과 우연성을 면치 못하였다. 단군이 취경을 점지해 준 것이나 백발노인이 나타나 피난처를 지시한 것, 출전도중 취경에게 장인의 망령이 보검을 전해준 것, 단군이 나타나 갑주와 용마를 준다는 줄거리가 바로 허구적 영웅소설에서 나타나는 전기적 수법인 것이다.

이로 보아 이 작품은 조선 후기에 쓰여졌을 것으로 추정되며, 구성의 비중으로 보아 계모와 전처 소생 사이의 비극과 갈등을 그리고자 한 작품에 불과하다. 표현에 있어 계모형 가정소설로서는 가장 치밀성과 구체성·현실성을 기하고자 하였다.

대부분의 계모소설 작품들은 계모의 소생을 모두 계모와 같은 악인으로 다루고 있다. 이와 비교할 때, 계모소생 설애가 모친의 흉계에 가담하지 않고 반대하였을 뿐만 아니라 전처소생 선애를 따라 함께 도망한 내용은 이 작품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이 소설은 모든 사건이 민족적인 향토성을 띠고 쓰여진 작품으로서, 민족문학의 성격으로 보나 작품적인 가치로 보나 높이 평가해야 할 작품이다. 또한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한 소설로는 그 구성이 독창적인 것으로, 우수한 작품이라 하겠다.

참고문헌

『한국고전소설연구』(김기동, 교학사,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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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김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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