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일승법계도주병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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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엄일승법계도주
대화엄일승법계도주
불교
문헌
조선전기 학자 김시습이 의상의 『화엄일승법계도』를 해석하여 1562년에 간행한 불교서.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화엄일승법계도주병서』는 조선 전기 학자 김시습이 의상의 『화엄일승법계도』를 해석하여 1562년에 간행한 불교서이다. 전체 분량이 18장이고, 한 면에 9행 16자의 소책자이다. 김시습은 하나의 해인도(海印圖)가 끝없는 교해(敎海)를 널리 포섭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법계도 30구의 구마다 주를 달고, 30구에서는 천태사상의 육칙(六則)과 『법계도총수록』의 내용을 인용하였다. 김시습은 조선 시대 불교가 선사상과 화엄사상이 서로 모순을 이루지 않고 잘 조화된 것이 특색이라고 하였다. 한편 언어를 초월한 이법을 언어로 표현하면서도 유일한 진리는 언어를 초월한 것임을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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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조선전기 학자 김시습이 의상의 『화엄일승법계도』를 해석하여 1562년에 간행한 불교서.
내용

1562년(명종 17)의 간기(刊記)를 보면, ‘청한비추설잠주병서(淸寒比蒭雪岑註幷序)’라고 기록되어 있다. 현재 당시의 간본은 전하지 않고, 『서물동호회회보(書物同好會會報)』 제21호에 가미오(神尾)에 의해서 소개된 책이 있다.

가미오의 소개에 따르면, 전체 분량이 18장, 한 면에 9행 16자의 소책자로서 책머리에 저자의 자서가 있고, 제5장부터 제18장까지 매구 순서를 따라 주를 붙였다. 맨 끝 여백에는 ‘홍치 15년 2월 용수사 개판(弘治十五年二月龍壽寺開板)’이라 쓰여 있다고 한다.

따라서 1921년경까지는 가미오가 이 책을 소장하고 있었거나, 아니면 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용수사판 이외에 통도사 소장본이 있으나 분실되어 전하지 않고, 그 필사본이 동국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동국대학교 소장 필사본의 체제는 『벽암록(碧岩錄)』의 수시(垂示)나 착어(着語)와 흡사하여 교리적인 주석이라기보다는 선적 표현(禪的表現)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나 선적 표현 가운데서도 경전의 요체를 잘 파악하고 있다.

김시습은 하나의 해인도(海印圖)로써 가없는 교해(敎海)를 널리 포섭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 법계도가 삼세간(三世間) 십법계(十法界)의 장엄무진한 뜻을 잘 나타내고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후대 사람들이 표면적인 교리해석에 치우친 『법계도총수록(法界圖叢髓錄)』을 남겼는데, 이를 본 김시습은 “원융하여 둘이 아닌 법을 고체수일(固體守一)의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고 총수록의 내용에 대해서 지적하였다.

그리고 “청정법계의 소식을 어찌 이렇게 말할까? 만약, 예로부터 이와 같았다면 의상법사가 어찌 미진게품(微塵偈品) 중에서 그 골자만을 골라 210자를 추려 『일승법계도』를 장엄하였겠는가! 의상의 1도(圖)로 보면 210자를 놓고 그 종지를 고구(考究)하는 것은 수연(隨緣:인연에 따라 현상을 일으킴)에 불과하다. 명안 납승이 있거든 일러보아라. 현(玄)이라 설하고, 묘(妙)라 설하고, 심(心)이라 설하고, 성(性)이라 설함은 교에 명문이 있거니와, 의상대사가 일 자도 설하기 전의 소식을 일러보아라.”라고 저술동기를 말하고 있다.

저술내용은 법계도 30구의 구마다 주를 달았으며, 최후 30구의 구래부동명위불(舊來不動名爲佛) 결론에서는 천태사상의 육칙(六則)의 예를 인용하고, 『법계도총수록』의 내용을 인용하고 있다.

이 책은 선적이며 조선시대 화엄과 선과의 통로를 열어 준 귀중본이다. 김시습은 선의 어록을 구사하면서 법계도의 참뜻을 밝히고, 선사상과 화엄사상이 서로 모순을 이루지 않고 잘 조화되고 있는 조선시대 불교의 특색을 설하였다.

이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저자는 이법(理法)의 당체(當體:그 자체)와 언어문제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민감하였음을 알 수 있다. 즉, 어떻게 해야 언어를 초월한 이법의 당체를 손상시키지 않고 언어로써 표현하느냐 하는 과제가 김시습이 안고 있던 기본적인 태도였던 것 같다.

그는 깨달음의 세계를 그 자신의 말로 표현해 보라고 강조한다. 또한 저자는 『화엄경』의 설법이 이루어진 일곱 곳 가운데 제2·7·8회의 설법이 있었던 보광명전(普光明殿)에서, 사리불 등 10대 제자들조차 전혀 이해하지 못하였던 까닭에 귀가 있어도 귀머거리 같았다는 점과, 『유마경(維摩經)』에 유마가 문수보살의 ‘불이(不二)의 진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침묵으로 응한 것을 예로 들어, 유일한 진리는 언어를 초월한 것임을 강조하였다.

이와 같은 논법으로 『화엄일승법계도』 30구를 하나하나 『벽암록』의 착어와 수시의 형식으로 다루고 있다.

참고문헌

『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집해제(梅月堂集解題)』(최진원, 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 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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