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원형 혹은 사각형의 그릇에 작은 화장품 그릇들이 담겨져 있다. 작은 화장품 그릇 수에 따라 삼합·오합 혹은 칠합이라고 부르는데, 오합이 가장 많다. 작은 화장품 그릇을 담지 않고, 그릇의 안을 여럿으로 나누어 칸을 막은 것도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에 소장된 원형의 토기 화장합이 바로 그 예이다. 화장합은 주로 토기와 청자로 만들어졌다. 나무에 옻칠을 하여 만들 수도 있으나 남아 있는 물건이 없다. 청동은 화장품과 접촉하여 산화를 일으키므로 적합하지 않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청자 화장합은 국립박물관 소장인 직사각형의 투각이 있기는 하나 대부분 원형이고 오합이다. 그릇에는 연지·백분·향유·면약·머릿기름 따위가 담긴 것으로 추측된다. 화장품 용기 외에 분 반죽그릇·물그릇·향합 등은 따로 사용된듯하다.
조선시대에는 화장합이 만들어지지 않은듯, 출토되거나 전래된 유물이 없다. 그 까닭은 경대(鏡臺)가 고안되어, 경대에 부착된 서랍에 화장품 용기와 도구를 담을 수 있게 된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