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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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문자
개념
조음위치에 따라 분류한 초성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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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조음위치에 따라 분류한 초성오음.
내용

후음은 전통적으로 아(牙)·설(舌)·순(脣)·치(齒) 음과 함께 오음(五音)의 하나로 분류되는데, 이는 원래 중국음운학의 용어로 ≪훈민정음≫에서는 초성으로 ‘ㆆ ㅎ ○ ㅇ’의 넷을 들었으며, 중국음운학에서는 36자로 속에 각각 ‘影, 曉, 匣, 喩’로 표시하였다. 위의 네 후음 이외에 ≪훈민정음≫에서는 ‘괴ᅇᅧ’와 같은 ‘ㆀ’의 예를 제시하기도 하였다.

≪훈민정음≫에서는 다음과 같이 한자음의 예를 들어 풀이하였다. ‘ㆆ’는 목소리니‘○ᄍᆞᆼ(挹字)’ 처음 펴어나는 소리 같다(ㆆ 喉音如挹字初發聲). ㅎ는 목소리니‘헝ㆆᄍᆞᆼ(虛字)’ 처음 펴어나는 소리 같고(ㅎ 喉音如虛字初發聲), 나란히 쓰면 ‘○○ㄱᄍᆞᆼ(洪字)’ 처음 펴어나는 소리 같다(並書如洪字初發聲). ㅇ는 목소리니 ‘욕ᄍᆞᆼ(欲字)’ 처음 펴어나는 소리 같다(ㅇ 喉音如欲字初發聲).

그리고 후음의 기본글자 ‘ㅇ’는 목구멍의 모양을 본떴는데, ‘ㆆ’는 ‘ㅇ’에 비하여 좀 세고 ‘ㅎ’는 ‘ㆆ’에 비하여 좀 세므로 각각 획을 더했다고 하였으며 목구멍은 깊숙하고 젖어 있으므로 물인 바(喉邃而潤水也), 소리가 비고 통함은 물의 맑고 흐르는 것과 같은 것으로 계절로는 겨울이요, 오음으로는 우(羽)가 된다(聲虛而通如水之虛明而流通也 於時爲冬 於音爲羽)고 하였다.

후음 넷 중에서 ‘ㅇ’는 불청불탁(不淸不濁), ‘ㆆ’는 전청(全淸), ‘ㅎ’는 차청(次淸), ‘○’는 전탁(全濁)으로 기술하였는데, ‘ㅇ’는 가장 세지 않다고 하였으며, 그리고 ‘ㆆ’는 소리가 깊어서(聲深) 엉기지 않고, ‘ㅎ’는 ‘ㆆ’에 비하여 소리가 얕아서(聲淺) 엉기어 전탁이 된다고 하였다. 후음 ‘ㅇ ㆆ ㅎ ○’에 대하여 ≪훈민정음≫의 용자례(用字例)에서는 ‘ㅎ’의(合字解)에서는 ‘ᅘᅧ다(引)’와 ‘괴ᅇᅧ(爲人愛我)’와 같이 초성의 ‘○’와 ‘ㆀ’을 더 제시하였다.

초성의 ‘ㆆ’는 ‘ㅇ’와 서로 비슷하여 언문에서는 통용될 수 있다고 하였는데, ‘ㆆ’는 흔히 한자음의 경우에만 초성으로 쓰였다. 종성의 예는 용자례에 제시되어 있지 않다. ≪훈민정음≫의 예의(例義)에서는 ‘종성부용초성(終聲復用初聲)’이라 하였으나 종성해(終聲解)에서는 “ㄱ ᄠᅳᆷ ㄷ ㄴ ㅂ ㅁ ㅅ ㄹ 八字可足用也”라는 이른바 8종성법에 따라 후음은 언문에서 모두 종성으로 쓰이지 않게 되었다. 특히 ‘ㅇ’는 소리가 맑고 비어서 종성으로 꼭 쓰이지는 않고 중성만으로도 음절을 이룰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15세기에 후음들은 한자음 표기를 제외하면 종성으로 쓰이지 않았고, 다만 ‘ㆆ’는 ≪동국정운≫의 영모(影母)로써 래모(來母)를 보충한다(以影補來)는 규정에 따라 종성으로 병서한 ‘ㅭ’가 ‘호ᇙ디니라’ 등과 같이 쓰여 8종성법에 예외가 있게 되었으나, 16세기에는 ‘홀디니라, 홀띠니라’ 등과 같이 사라지게 되었다.

‘ㅎ’는 ‘ᄒᆞ나히 (ᄒᆞ나ㅎ+이), ᄒᆞ나토(ᄒᆞ나ㅎ+도)’ 또는 ‘저허(젛+어), 저티(젛+디), 저ᄊᆞᄫᅡ(젛+ ᄉᆞᄫᅡ) 노라’ 등과 같이 연철표기로 하든지 일정한 음운교체에 따라 8종성법에 맞춘 표기로 하든지 하였고, 이러한 표기는 조선총독부의 ≪보통학교용 언문철자법≫(1911)에 이르기까지 계속되었다.

‘ㆀ’는 ‘괴ᅇᅧ, ᄒᆡᅇᅧ, ᄆᆡᅇᅭᆫ, 뮈○’ 등과 같이 / i /와 / j/ 및 / w/ 사이에서 사동형 또는 피동형으로 초성으로만 쓰이다가 이내 사라지고 말았다. 15세기의 후음 가운데에서 ‘ㅎ’는 후두마찰음 [h] 에 해당되고, ‘○’는 ‘ㅎ’가 엉겨서 된 센소리에 해당되며, ‘ㆆ’는 대체로 폐쇄음 [○] 로 파악되는데, ‘ㅇ’는 후음의 하나로 기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음가에 대한 판단은 여러 가지로 갈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초성의 ‘ㅇ’는 음가는 없으되 음절구성상으로 보아 표기상으로는 초성의 글자로 기능하여 하나의 음절이 시작됨을 알려주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으나, 초성으로 표기된 가운데서 ‘울오 (울+고), 올아(오ᄅᆞ+아), ᄀᆞᆷ애, ○이―’ 등과 같이 종성 다음의 초성 ‘ㅇ’는 역사적으로는 어떤 자음으로 소급될 수 있는 것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현대언어학에서는 ‘후음’이라는 용어를 거의 쓰지 않고 그 대신에 후두(喉頭)가 작용하여 발음된다는 ‘후두음’, 또는 성문(聲門)이 작용하여 발음된다는 ‘성문음’이라는 용어가 쓰인다. 현대국어의 후두음 또는 성문음으로는 음운론적으로 보면 마찰음 ‘ㅎ’만이 쓰이고 있는데, 어두에서는 무성마찰음 [h] 로 실현되고, 특히 [i, j] 앞에서는 음성적으로 구개음화하여 [ c ] 와 같이 실현된다.

어중에서는 ‘ㅎ’가 딴 자음들과 축약되어 유기음(단, ‘ㅅ’ 앞에서는 ‘ㅆ’)으로 나타나되 유성음 사이에서는 유성마찰음 [h] 로 실현되든지 아예 탈락되든지 한다. <표준어규정>(1988)의 표준발음법에서는 ‘좋아 [조아] , 많아 [마:나] ’ 등과 같이 탈락되는 것으로 규정하였다.

참고문헌

『국어음운학』(허웅, 정음사, 1965)
『국어음운사연구』(이기문, 서울대학교 한국문화연구소, 1972;탑출판사, 1977)
「십오세기국어의 활용어간에 대한 형태론적연구」(안병희, 『국어연구』 7, 1959)|「십오세기국어의 활용어간에 대한 형태론적연구」(안병희, 탑출판사, 1987)
「훈민정음의 초·종성체계」(이병근, 『훈민정음의 이해』, 한신문화사, 1988)
『표준어규정해설』(국어연구소, 1988)
집필자
이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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