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포(春布)는 근대기 이후 공주 일대에서 많이 제직되었으나 현재는 청양 인근에서만 그 기능이 전수되고 있다. 청양 춘포짜기는 1998년에 충청남도 무형문화재(현, 무형유산) 제25호로 지정되었다.
춘포는 날실[경사]에 명주실, 씨실[위사]에 모시실을 섞어 제직하는 교직물이다. 춘포짜기의 과정은 명주실과 모시실 준비하기, 베날기, 날실 바디에 끼우기, 새몰기, 베매기, 씨실 준비하기, 베짜기, 띄우기 순으로 이루어진다. 청양 춘포짜기에는 베틀을 비롯하여 대부분 전통적인 도구들이 사용되지만, 얼레나 개량 날틀과 같은 근대식 도구도 활용된다.
명주실은 얼레에 감아 준비하고, 모시실은 모시굿 상태로 마련해 놓는다. 베날기는 조슬대를 통해 뽑아져 나온 명주실 10올을 사침을 지어가며 순서대로 날틀에 거는 정경 과정이다. 일반적인 전통 직물 제직에서 ‘새쫓기’는 엄지와 검지를 사용하여 잉아올과 사올을 구분하지만, 청양에서는 엄지손가락만 사용하여 새를 짓는 것이 특징이다. 베날기가 끝나면 새몰기와 베매기 전에 바디 끼우기를 하는데, 바디 1구멍에 날실 2올씩을 끼우며 모두 끼우고 나면 여러 가닥으로 나누어 묶고 사침을 바디 뒤에서 앞으로 옮기는 새몰기를 한다.
베매기는 날실에 풀을 먹여 도투마리에 감는 과정이다. 춘포짜기에 사용하는 풀은 콩물을 묽게 끓인 후 치자물을 섞은 것이다. 풀솔로 날실에 풀을 바르고 손으로 비벼 주며 골고루 풀이 스미도록 한다. 벳불에 의해 풀이 마르면 날실 사이에 뱁댕이나 종이를 끼워 가며 도투마리에 날실을 감는다.
날실 준비가 끝나면 직물을 짜기 전 씨실용 모시실을 전대에 감아 꾸리를 만든다. 씨실 꾸리는 사용하기 전 쌀뜨물에 2~3일 정도 담가 두었다가 사용한다. 이렇게 하면 모시실이 하얗게 빛이 나고 부드럽다. 사용할 때는 물을 뺀 다음 헝겊에 싸서 북에 넣는다.
베틀은 기대를 조립하여 준비하고 도투마리를 직기 위로 올린 다음 잉아를 만들고 비거미를 사올과 잉아올 사이에 끼운다. 잉아는 용두머리와 끌신에 연결되어 끌신을 앞으로 잡아당기면 잉아에 끼워져 있는 잉아올이 올라가면서 개구(開口가 이루어진다. 베짜기는 비경이 때문에 벌어진 날실 사이에 북을 넣고 위사를 바디로 쳐서 한 번 짜고, 잉아를 들어 올려 만들어진 날실 개구 사이에 북을 넣고 바디로 치는 과정을 반복하며 진행한다.
명주나 모시, 삼베는 제직한 후에 세척하여 풀기를 뺀 다음 정련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춘포는 세척이나 정련을 하지 않고 바로 사용한다. 따라서 베매기를 할 때 먹인 콩풀과 치자물이 그대로 남아 까슬까슬하고 노르스름한 색을 띤다. 다만 직기에서 내린 춘포는 베의 양 끝을 잡아당겨 판판하게 펴는 작업만 하는데 이 과정을 ‘춘포 띄운다’라고 한다. 이렇게 띄운 춘포는 바로 마름질하여 옷을 지어 입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