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緞)은 수자 조직(繻子組織)으로 제직된 견직물이며, 문헌에는 단(段, 緞), 단자(段子), 저사(紵絲) 등으로 기록되었고, 조선시대의 언해(諺解)로는 ‘비단’이라 하였다. 조선 전기의 단직물은 저사라는 명칭으로 많이 사용된다. 수자 조직은 평직, 능직과 함께 삼원 조직(三元組織)이라 부르며 89세기 금(錦)의 조직으로 처음 사용되고, 1314세기경에 이르러서 단직물로 나타난다.
수자 조직은 경사와 위사의 조직점을 적게 하고 분산시켜 광택이 많이 나고 매끄럽다는 특징이 있다. 짜임에 따라 경사가 표면에 많이 드러난 경수자 직, 위사가 많이 드러나는 위수자 직이 있다. 무늬가 없는 무문단[공단]은 경수자 조직으로 제직하고, 무늬가 있는 문단(紋緞)은 경수자 조직의 바탕에 위수자 조직으로 무늬를 나타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문단은 문헌 중에 ‘암화단(暗花緞)’으로 나타나며, 우리말로는 ‘스민문 단’이라고 하였다. 경사와 위사의 색을 달리하여 바탕과 문양을 다르게 표현한 이색단(二色緞)도 있다. 조선시대의 단직물은 대부분 선염으로 제직하여 식서(飾緖) 부분을 다양한 색으로 표현하였다.
단직물은 고려 후기부터 사용되지만, 일반화된 것은 조선시대에 들어와서이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가장 이른 시기의 단은 1346년에 조성된 청양 장곡사 금동 약사여래 좌상 불 복장에서 발견된, 무늬가 없는 소색(消色) 단이다.
단의 직조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시기는 15세기 초이다. 조선 태종 16년(1416)에 처음으로 능라장(綾羅匠)과 별도로 ‘단자 직조색(段子織造色)’을 설치하여 전문적으로 단을 제직하였다. 연산군 8년(1502)에는 능라장을 북경에 보내어 저사의 염색과 제직법을 익히게 하였으며, 연산군 10년(1504)에는 저사를 짜는 특별한 관청 이름을 ‘통직(通織)’이라 하고, 저사의 허리를 묶는 종이에 그 관청의 감직관(監織官) · 직조장(織造匠) · 인문장(引紋匠) · 집경장(執經匠) · 집위장(執緯匠) · 염장(染匠)의 성명과 연월일을 쓰게 하였다. 또한 조선시대에는 저사의 직조를 맡은 관원에게 능라장 · 화원(畫員)을 거느리고 오채(五綵)를 가지고 들도록 한 기록도 있어, 다방면으로 단 직조의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 후기의 문헌에는 단의 명칭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조선시대 분묘에서 출토되는 복식에서도 대량의 단직물이 발굴되고 있어 조선시대에 단은 상류 계층의 중요한 의료였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 문헌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단 직물의 종류는 소단(素緞), 단(緞), 필단(匹緞), 문단(紋緞), 별문단(別紋緞), 오사단(五絲緞), 팔사단(八絲緞), 고단(庫緞), 양색고단(兩色庫緞), 대단(大緞), 섬단(閃緞), 영초단(英綃緞), 한단(漢緞), 모단(冒緞), 팽단(彭緞), 망단(蟒緞), 석청단(石靑緞) 등이 있다. 문양은 연화문, 모란문, 운문, 오호로문(五葫蘆紋), 보문, 화조문, 사계화문, 별문, 도류문, 편복문, 곤충문, 문자문 등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단은 현재까지도 자카르식 직조기로 다양한 품종이 제직되어, 남녀노소의 한복감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예품 제작에도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