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달마계신족론』은 설일체유부의 논장에 통달한 세우존자가 저술하고, 중국 당나라의 승려 현장이 한역한 불교경전이다. 신족론은 불교의 대표적인 논장(論藏)인 육족론(六足論) 가운데 하나로, 대승불교가 일어나기 전의 상좌부(上座部)에서 갈라져 나온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의 사상을 알 수 있는 경전이다. 이 판본은 고려 현종 때 부처의 힘으로 거란의 침입을 극복하고자 만든 초조대장경 판본 가운데 하나로, 2002년 10월 19일 보물로 지정되어, 서울역사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 판본은 1축으로 되어 있으며, 해인사 『고려대장경(高麗大藏經)』판과 비교할 때, 판식(板式)은 동일하나 판수제(板首題)이고, 장차(張次) 표시는 ‘장(丈)’으로 되어 있어, 판미제(板尾題)에 ‘장(張)’으로 되어 있는 해인사본과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권말에는 간기(刊記)가 초조본(初雕本)에는 없는데, 해인사본에는 “갑진세고려국대장도감봉칙조조(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라고 되어 있으며, 결획자(缺劃字)가 바로잡혀 있다.
보존 및 인쇄상태가 뛰어나 서지학·불교사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