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화사 명부전에 봉안되어 있는 21구의 목조 지장시왕상으로, 2001년 9월 27일 경상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일괄 지정되었다. 용화사 명부전에는 지장보살좌상을 중심으로 왼쪽에 도명존자(道明尊者), 오른쪽에 무독귀왕(無毒鬼王)의 삼존이 중앙에 봉안되어 있고, 그 좌우에 시왕상 10구와 귀왕상(鬼王像) 2구, 판관상(判官像) 2구, 사자상(使者像) 2구, 인왕상(仁王像) 2구가 배치되어 있다. 「용화사사적기(龍華寺寺蹟記)」의 기록에 근거하여 이 상들은 1680년(숙종 6)에 조성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장보살상은 높이가 124.2㎝로, 결가부좌에 고개를 많이 숙인 자세이며 왼손은 보주를 쥐고 오른손은 엄지와 중지를 맞대어 오른쪽 무릎 위에 올려놓은 모습이다. 신체에 비해 머리가 유난히 큰 편이며 네모진 얼굴형에 침울한 인상을 짓고 있다. 착의는 속에 편삼을 입고 그 위에 대의를 걸친 모습인데, 가장자리를 둥글게 표현하였지만 전체적으로는 딱딱한 편이다. 지장보살상의 좌우에 서 있는 도명존자와 무독귀왕은 본존불인 지장보살상과 거의 비슷한 조형감을 보이는데, 도명존자는 민머리의 승려형이고, 무독귀왕은 얼굴이 유난히 크고 신체의 비례가 긴 편이며, 머리에는 높은 원유관(遠遊冠)을 쓰고 손에는 홀(笏)을 들어 차별화하였다.
도명존자와 무독귀왕의 좌우에 각각 5구씩 서 있는 시왕상들의 표현기법은 거의 동일한데, 머리에는 원유관을 쓰고, 등받이와 팔걸이, 족대(足臺)가 있는 의자에 앉아서 정면을 향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손에 든 지물 역시 비슷하지만, 예외적으로 제2 초강대왕(初江大王)만 책을 들고 있다. 시왕들의 좌우에 서 있는 귀왕, 판관, 사자들은 얼굴이나 신체적 표현이 무독귀왕상과 유사하며, 입구에 서 있는 인왕상은 분노상으로, 손에는 무기를 들고 있다. 이 상들은 모두 여러 개의 나무를 잇대어 만들었으며, 손에 들고 있는 지물과 원유관, 의자, 대좌 등도 모두 따로 만들었다.
용화사 지장시왕상은 유난히 긴 얼굴형이 특색인데, 전체적인 인상도 딱딱하고 침울한 표정, 분노한 표정 등을 하고 있다.
지장보살상과 도명존자, 무독귀왕의 삼존을 비롯하여 시왕상 · 귀왕상 · 판관상 · 사자상 · 인왕상이 일괄로 등장하는 사례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17세기에 유행하는 도상으로, 현재 보존상태가 양호하여 이 시기 지장시왕상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