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계사 천왕문 내에 봉안되어 있는 목조 사천왕상으로, 2004년 10월 21일 경상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동방 지국천왕(指國天王), 서방 광목천왕(廣目天王), 남방 증장천왕(增長天王), 북방 다문천왕(多聞天王)이 좌우 각 2구씩 4구의 천왕상이 안치되어 있다. 지국천왕상 내부에서 한지 묵서(墨書)의 복장문(腹藏文) 6매가 나와 1705년(숙종 31) 제작된 작품임이 확인되었다.
천왕상의 높이는 각각 약 475㎝로, 갑옷을 입고 지물을 쥐고 있으며, 의자 위에 앉은 자세로 발아래의 아귀를 밟고 있다. 5m 가까운 거대한 크기인 사천왕상은 우람한 체격에 당당하고 위엄 있는 모습이다. 머리에는 보관을 쓰고 있는데, 그 정상부에 날개를 활짝 편 봉황과 용 · 새 · 꽃 · 구름 등의 문양이 어우러져 화려한 모습이다. 방형의 각진 얼굴에 부릅뜬 눈, 벌리거나 꽉 다문 입은 무섭고 강인한 인상을 준다. 얼굴색은 사천왕이 각기 다른데, 지국천왕상은 청색, 광목천왕상은 백색, 증장천왕상은 붉은빛이 도는 백색, 다문천왕상은 백색에 군청색이 더해진 색으로 채색하여, 방위신(方位神)으로서의 사천왕의 성격을 색으로서 강조한 듯하다.
착의는 신체 부위별로 견갑(肩甲) · 흉갑(胸甲) · 복갑(腹甲) · 요갑(腰甲) · 경갑(脛甲)의 갑옷을 입었으며, 어깨에는 천의를, 목에는 수건을 두르고, 복갑 가운데 부분에는 용의 얼굴을 그려 넣었다. 사천왕상의 지물은 각기 다른데, 지국천왕은 오른 손에 장검(長劍)을, 광목천왕은 오른손에 창, 왼손에 보탑을, 증장천왕은 용과 여의주를, 다문천왕은 비파를 연주하는 형상을 하고 있다.
제작기법은 전체적으로 나무를 접합하여 엮는 분할조립기법과 분할 부분의 이음에 나무토막을 끼워 넣는 수법을 사용하였다. 분할기법으로 제작한 부분은 우선 얼굴의 볼 윤곽선 부분, 가슴에서 배로 내려오는 갑옷의 앞부분과 허리띠, 그리고 팔꿈치와 무릎, 발목 등 대부분 굴곡이 지는 곳들이며, 그 접합 부분에는 직사각형의 나무심으로 고정하였다. 머리 뒤에서부터 어깨와 허리선까지 흘러내리는 천의자락, 복갑의 용문 아랫부분, 그리고 허리띠 등에 잇대어 못질을 하였으며, 의자와 사천왕상 사이에도 철제못으로 고정하였다. 사천왕상 모두 뒷면은 채색하지 않았는데, 등 쪽에 길이 78㎝, 폭 50㎝ 정도 크기의 한지 1매에 묵서(墨書)로 다라니경을 써서 붙여 놓았다.
조성연대가 확인된 사천왕상으로 규모가 크고 신체의 당당함이 돋보여 사천왕상 도상 비교에 기준작이 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