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추사 명부전에 봉안되어 있는 목조 지장시왕상으로, 2002년 10월 24일 경상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지장보살상을 중심으로 좌측에 도명존자상(道明尊者像), 우측에 무독귀왕상(無毒鬼王像)으로 구성된 삼존과 그 좌우에 시왕상이 각 5구씩 배치되어 모두 13구의 존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복장기를 통해 1694년(숙종 20)에 조성되었음이 확인되었다.
본존인 지장보살상은 높이가 1.6m로, 얼굴을 약간 내민 자세에 결가부좌하고 있다. 왼손은 손바닥을 위로 향하여 엄지와 중지를 맞대어 왼쪽 무릎 위에 올려놓았고, 오른손 역시 같은 손모습에 오른쪽 무릎 위에 올려놓은 수인형식을 취하였다. 머리는 민머리형이며 목이 매우 짧고, 넓은 어깨에 비해 무릎이 좁은 비례감을 보인다. 얼굴 인상은 좁은 이마와 가늘게 좌우로 긴 눈, 네모진 얼굴 형상으로 근엄한 모습이다. 착의는 편삼을 입고 그 위에 편단우견의 대의를 걸쳤으며, 가슴에는 꽃잎형으로 주름을 잡은 군의가 보인다. 옷주름은 좌우대칭으로 딱딱하게 표현하여 엄숙한 얼굴 인상과 더불어 도식화된 느낌이다.
좌협시인 도명존자는 민머리형에 왼손에 석장(錫杖)을 쥐고 서 있으며, 그 위에 대각선의 가사와 장삼을 걸쳤다. 우협시인 무독귀왕은 머리에 용머리로 장식된 금잠(金簪)이 있는 화려한 원유관(遠遊冠)을 쓰고, 착의는 주색 포(袍)를 걸치고 가슴 부위에서부터 길게 수(綬)를 늘어뜨리고 서 있다.
삼존 좌우에 앉아 있는 시왕상들은 등받이와 팔걸이, 족대가 있는 의자에 앉아서 정면을 향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표현기법은 거의 유사한데, 무독귀왕의 경우와 같이 머리에는 원유관을 쓰고 관복 형태의 포를 걸친 모습이다. 시왕상들은 대부분 비슷하게 입을 다물고 근엄한 표정이지만 제3대왕과 제7대왕은 익살스럽게 웃고 있으며, 손에 홀을 들거나(제1·2·5대왕상), 수염을 만지거나(제8대왕상), 손에 경서(經書)를 들고 있는(제3·6대왕상) 등 다양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발모습도 대부분 두 다리를 가지런히 족대 위에 올리고 있으나, 제4대왕은 코끼리를 밟고 있고, 제7·8대왕은 반가사유상처럼 왼쪽 다리를 내리고 그 무릎 위에 오른쪽 다리를 얹었으며, 제9·10대왕처럼 한쪽 발을 살짝 든 상도 눈에 띈다. 앉아 있는 의자는 각각 조립하여 구성하였는데, 등받이 양측에 용두장식이 있고, 손잡이 양측에는 봉황머리를 장식하였다.
본존인 지장보살상은 작가의 개성이 잘 나타나 있는 수작이며, 시왕상의 표현에서도 개성적인 특징이 잘 드러나 있는 우수한 작품으로, 조선 후기의 지장시왕상 연구에 좋은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