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금융 ()

경제
개념
자금공급자와 자금수요자 사이에 은행 등 금융 중개 기관이 개재(介在)하는 금융시스템.
정의
자금공급자와 자금수요자 사이에 은행 등 금융 중개 기관이 개재(介在)하는 금융시스템.
개설

금융거래는 자금공급자로부터 자금수요자로 자금이 이동하는 형태에 따라 직접금융과 간접금융으로 구분된다. 직접금융은 자금수요자가 자기명의로 발행한 증권을 자금공급자에게 팔아 자금수요자로부터 자금을 직접 조달하는 거래이고, 간접금융은 은행과 같은 금융 중개 기관을 통하여 자금이 공급자에게서 수요자에게로 이동되는 거래이다. 직접금융의 대표적인 수단으로 주식·채권 등이 있으며 간접금융거래의 대표적인 수단으로 예금과 대출 등이 있다. 간접금융과 직접금융은 자금공급자와 자금수요자간의 금융계약이 특정의 조직 내지 관계를 매개로 하는 것인가 아니면 시장을 매개로 하는 것인가에 따라 양상을 달리할 수도 있다. 예컨대 후자는 주거래은행제도나 관계금융(relationship banking) 등 은행중심 금융시스템을 발전시키는 토양이 되며, 전자는 자본시장이나 투자은행이 발달한 직접금융시스템을 배태한다고 말할 수 있다.

간접금융 또는 주거래은행제도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닌다. 첫째, 은행과 고객기업 간에는 장기적 거래관계가 있다. 둘째, 은행은 고객기업의 결제구좌의 보유나 회사채 수탁업무 등을 통해 시장이나 다른 금융기관이 입수하기 힘든 기업의 내부정보를 얻어 동 기업이 일시적인 경영위기에 봉착했는가 아니면 근본적인 경영파산 상태에 빠져 있는가 등을 분별해낼 수 있다. 셋째, 은행은 위와 같은 기업감시 활동을 통해 근본적인 경영파산 상태에 놓인 기업을 중도에 청산시키거나 계속기업으로서 가치가 있으나 일시적인 경영위기에 봉착한 기업을 구제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은행은 다른 금융기관이나 예금자의 위임된 감시자로서 활동하여 정보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도 있는데, 상대적인 의미에서 이들은 직접금융을 위주로 하는 시장지향형 경제시스템에서 흔치 않은 경험적 사실이라 하겠다.

내용 / 현황

1960년대 은행은 경제개발을 위한 자금공급 창구로서 주된 역할을 수행하였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금융시스템은 상당기간 은행중심의 간접금융시스템을 유지하였다. 1981년 이전까지 기업의 자금조달 현황을 살펴보면 간접금융 이용률은 30% 이상에 달했던 반면 직접금융 이용률은 20%대에 머물면서 간접금융을 이용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비중이 높았다. 이후, 기업의 간접금융 의존도는 여전히 35% 이상의 높은 비중을 유지하였고 비은행금융기관 및 증권사의 성장으로 직접금융시장을 이용한 자금조달의 비중도 30∼40%로 크게 증가하였다.

직접금융 이용 비중이 증가하면서 자본시장중심의 직접금융시스템으로 일시 전환되는 듯 보였으나 외환위기와 곧이어 발생한 대우그룹 부도사태로 1999년 이후 급격히 회사채시장과 증권시장이 위축되었고 기업은 직접금융보다 간접금융을 선호하게 된다. 그 결과 2002년에는 기업의 자금조달 방식 중 간접금융을 이용한 비율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였다. 물론 공적자금의 투입 등으로 금융·기업 부문의 구조조정이 신속하게 이루어졌고 서서히 구조조정이 마무리 되던 2003년 이후에는 기업의 직접금융 이용 비중이 점차 증가하여 2004년에는 간접금융의 비중을 추월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개방화·국제화의 금융환경 하에서 2008년 발생한 미국발 금융위기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산되어 자본시장에 커다란 타격을 입혔던 바, 이로 인해 기업들은 다시 직접금융 방식보다 간접금융 방식을 이용하여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하게 되었다.

의의와 평가

우리나라 기업의 자금조달 방식을 살펴보면, 주요 선진국에 비하여 간접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한편 직접금융 비중은 금융환경의 변화에 따라 급감 혹은 급증하는 등 변동성이 매우 컸다. 직접금융을 상대적으로 중시하는 시장중심 금융시스템과 간접금융을 상대적으로 중시하는 은행중심 금융시스템 간에는 상대적 우월성에 대한 논쟁이 꾸준히 있어 왔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연구도 다수 이루어졌다. 그 결과 최근에는 직접금융과 간접금융은 상호보완적이라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두 금융시스템이 균형 있게 발전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직접금융과 간접금융 시스템 간의 상대적 비중이 어느 정도여야 이상적인 지에 대해서는 국가별로 차이가 있다. 은행중심 금융시스템에서 시장중심 금융시스템으로 이행하는 과정에 있는 우리나라는 이와 같은 이행의 방향을 전면적으로 수정할 필요까지는 없으나 시장중심 금융시스템과 은행중심 금융시스템이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시장중심 금융시스템은 독과점, 정보비대칭 등이 존재하지 않는 완전시장(perfect market)을 전제할 경우라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바, 기업·은행간 장기적 거래관계(relationship)나 정부(규제)의 역할이 중시되는 은행중심 금융시스템은 완전시장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현실에서 시장지향형 금융시스템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우리나라의 금융제도』(한국은행, 2006)
『은행시스템의 진화에 관한 연구』(김동환, 한국금융연구원, 2005)
『한국 금융시스템의 재구축 방안』(권재중, 한국금융연구원, 1999)
『은행과 기업의 관계와 금융시스템의 향방』(김동환, 한국금융연구원,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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