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희(姜仁姬, 1919∼2001)는 1919년 3월 1일 충청남도 예산에서 태어났다. 배화여자고등학교와 일본 스가모 여자대학을 졸업하였다. 흥인군이최응의 종부 김정규 여사와 순정효황후의 올케 조면순 여사에게 반가음식을 사사했다.
1947년부터 공주사범대학 가정과 교수, 1949년에는 조치원여고 교장, 1957년에는 동아대학교 가정학과 교수, 1967년에는 명지대학교 가정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1987년에 정년퇴임했다. 퇴임 후에는 경기도 이천에서 양정학원 이사와 양정교회 장로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이천 연구소에서 전통 음식을 배우러 찾아오는 후진들을 교육하였다. ‘한국의 맛 연구소’(한국의 맛 연구회 전신)를 설립하고 많은 후학을 양성하였다.
우리 전통음식의 이론과 실기에 일가견을 갖고 50여 평생을 전통 음식의 역사와 맛을 정리하는 데 바쳐 전통음식 문화사에 큰 업적을 남겼다. 강인희 선생이 처음 요리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15세 때였다. 식도락가로 그에게 음식에 대한 관심을 가장 먼저 일깨웠던 그의 아버지가 민어 한 마리를 내어 놓으면서 회를 쳐오라고 일렀을 때라고 한다. 그는 “눈물을 뿌리며 우물가로 나갔던 기억이 한국 음식을 연구하여 옛 궁중·반가의 생존해 있는 여성들을 만나 일일이 조리 실습을 할 때마다 떠올랐다”고 회고하였다. 홍인부의 종부 김정규 여사, 윤대비의 올케 조면순 할머니 등으로부터 음식 조리법을 사사 받았다. 그는 소담하고 푸짐한 한국 음식의 맛은 다름 아닌 ‘여유의 맛’임을 강조하곤 했다.
한국의 식생활 문화에 대한 저서로서,『한국 식생활사 연구』(1979), 『한국 식생활 풍속』(1984), 『한국 식생활 변천사』(1988) 등을 출간하였다. 평생 모은 전통음식 자료를 집대성하여 노년에도 집필을 계속하여 전통 음식서로 『한국의 맛』(1987), 『한국인의 보양식』(1992), 『한국의 떡과 과즐』(1997), 『한국의 상차림』(1999)등을 출간하였다. 한국 음식의 기초와 양념에서부터 700여 종에 이르는 궁중·반가·향토 음식과 옛 문헌에 오른 음식들을 일일이 재현하여 조리법을 기술하였고, 전통음식을 한 가지씩 직접 재료를 구해서 계량하고 조리한 다음 사진을 찍어 자료로 남기는 작업을 하였다.
1984년 국민훈장목련장을 수상했으며 현재 그의 제자들이 ‘한국의 맛 연구소’를 운영하며 한국음식의 맥을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