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숨결’을 뜻하는 라틴어 아니마(anima)에서 나온 말로써 우리나라에서는 만화영화(漫畵映畵), 동화(動畵), 그림영화로도 불린다. 약칭으로는 보통 애니(ani)로 표기하며 일본에서는 아니메(アニメ)로 통칭한다. 국제애니메이션영화협회(ASIFA)는 애니메이션을 “화상의 1콤마(comma)씩의 수단에 의해 창조된 모든 것으로, 이것은 조작된 동작을 창조하기 위한 모든 종류의 테크닉에 관련된 실사 영상 방식과는 다른, 다양한 기술의 조작에 의해서 움직이는 이미지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애니메이션의 상영은 1910년대에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1918년 닛캇츠(日活)에서 제작한 「원숭이와 게의 전쟁(猿蟹合戰)」등이 부산 상생관(相生館)에서 상영된 기록이 있다. 최초의 한국 애니메이션은 1956년 HLKZ·TV에 방영되었던 OB시날코 광고이다. HLKZ의 미술담당이던 문달부(文達夫)가 전 과정을 혼자 맡아 제작했다. 1961년에는 국립영화제작소의 한성학(韓成鶴), 박영일(朴英一), 정도빈(鄭道彬)이 공동으로 35mm 칼라애니메이션 「개미와 베짱이」를 제작, 문화영화 형태의 애니메이션도 등장했다.
최초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1967년 1월 7일 개봉된 신동헌(申東憲)의 「홍길동」이다. 이에 영향을 받아 본격적인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속출했다. 1970년대 초반에는 일본에서 수입된 TV애니메이션의 인기로 한국 애니메이션은 침체되었다. 그러나 1976년 7월 24일 개봉된 김청기(金靑基)의「로보트태권브이(V)」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1980년대 초반까지 로봇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한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만화에 대한 일반의 편견, 영화시장 개방에 따른 경쟁 심화 등으로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제작은 침체했다.
1980년대 후반, 「떠돌이 까치」(1987), 「달려라 호돌이」(1987) 등 TV용 애니메이션이 제작되기 시작하면서 국내 애니메이션은 다시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여기에 1990년대 초반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성공으로 극장용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1990년대 중반 첫 성인용 애니메이션 「블루시걸」(1994)과 이현세(李賢世) 원작의 「아마게돈」(1996), 김수정(金水正)의 「아기공룡 둘리·얼음별 대모험·」(1996) 등이 제작되면서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제작이 다시 시작되었다. 현재는 극장용 애니메이션, TV용 애니메이션 외에도 CF 및 실험적 내용의 단편 애니메이션 등이 제작되고 있다.
애니메이션은 재료에 따라 셀 애니메이션, 종이 애니메이션, 클레이 애니메이션 등으로 구분되고, 방영되는 매체에 따라서 극장용 애니메이션, TV용 애니메이션 등으로, 그 외 작화기법에 따라 풀 애니메이션, 리미티드 애니메이션, 2D 애니메이션, 3D 애니메이션으로 구분한다. 우리나라의 주요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방영 매체에 따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는 「홍길동」(1967), 「호피와 차돌바위」(1967), 「손오공」(1968), 「흥부와 놀부」(1968), 「황금철인」(1968), 「홍길동장군」(1969), 「보물섬」(1969), 「왕자호동과 낙랑공주」(1971) 등이 1970년대 초반까지 제작되었다.
1976년 「로보트 태권브이(V)」의 성공 이후, 1980년대 중반까지 「로보트 태권브이(V)」시리즈로 대표되는 로봇애니메이션이 큰 인기를 얻었다. 「로보트 태권브이(V) 우주작전」(1976), 「철인007」(1976), 「로보트 태권브이(V) 수중특공대」(1977),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1977), 「무적의 용사, 황금날개 1,2,3」(1978), 「77단의 비밀」(1978), 「로보트 태권브이(V)와 황금날개의 대결」(1978), 「날아라 원더공주」(1978), 「우주소년 캐시」(1979), 「별나라 삼총사」(1979), 「우주 흑기사」(1979), 「간첩잡는 똘이장군」(1979), 「혹성 로보트 썬더에이(A)」(1981), 「미래소년 쿤타 버뮤다 5000년」(1982), 「슈퍼 태권브이(V)」(1982), 「은하전설 테라」(1984), 「84태권브이(V)」(1984), 「로봇군단 메카3」(1985), 「똘이와 제타로보트」(1985) 등이 이 시기 제작된 애니메이션이다.
1990년대 이후 주요 애니메이션을 살펴보면, 「블루시걸」(1994), 「헝그리 베스트 5」(1995), 「아마게돈」(1996), 「아기공룡 둘리·얼음별 대모험·」(1996), 「전사 라이안」(1997), 「마리 이야기」(2002), 「원더풀 데이즈」(2002), 「왕후 심청」(2003), 「오세암」(2004), 「천년여우 여우비」(2007), 「제불찰씨 이야기」(2008) 등이 있다.
TV 애니메이션으로는 「떠돌이 까치」(1987), 「달려라 호돌이」(1987)를 시작으로, 「아기공룡 둘리」(1987), 「달려라 하니」(1988),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1989), 「머털도사」(1989), 「옛날옛적에」(1990), 「날아라 슈퍼보드」(1990), 「영심이」(1990), 「영혼기병 라젠카」(1997), 「TV동화 행복한 세상」(2001), 「뽀롱뽀롱 뽀로로」(2003), 「빼꼼」(2006), 「치로와 친구들」(2007) 등이 주목받았다.
애니메이션은 문화산업으로 경제적 가치가 날로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랫동안의 일본과 미국 애니메이션의 하청산업으로 발전해 왔으나 1990년대 이후 창작산업으로 변화했으며 현재 애니메이션 영화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기법이 다양한 분야에 이용되고 있다.
「아기공룡 둘리」, 「뽀롱뽀롱 뽀로로」등 TV 애니메이션의 성공은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문화상품으로 성공하는 예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경우 계속된 실패로 성장이 지체되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에서는 2006년 ‘애니메이션산업 중장기 발전전략’을 발표하여 전문인력 양성, 기술개발, 해외진출 확대, 투자재원 확보, 법제도 개선 등을 통한 애니메이션 발전 방향을 제시하여 애니메이션을 문화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