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부가 후원하고 2002 민족공동행사추진본부 여성위원회가 2002년 10월 15일부터 17일까지 금강산(금강산 김정숙휴양소 및 금강산 여관)에서 남, 북, 해외 참가자들이 모여 〈6.15공동선언실천과 평화를 위한 남북여성통일대회: 여성, 평화의 힘!(Women, Power of Peace!)〉 이름으로 주최한 남․북․해외 여성 공동행사이다. 이 대회를 주관한 기관으로는 2002 남북여성통일대회추진본부를 중심으로 남측에서는 민화협 여성위원회, 7개 종단 여성위원회, 통일연대 여성위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여성위원회 등이, 북측에서는 조선민주여성동맹, 조선여성협회, 민족화해협의회 여성부 등이 참여하였다. 이 대회에는 남측에서 357명, 북측에서 300명, 해외에서 20명이 각각 참가하였다. 북한은 2000년 6․15공동선언 발표 이후 고조된 화해 분위기를 이용하여 이 대회를 여성계의 3자연대 통일전선전술을 도모하기 위한 기회로 삼았다.
2000년 남북정상회의에서 남북이 합의한 6․15남북공동선언 발표 이후 이 공동선언의 이행을 촉구하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 조국통일을 도모하는 데 이바지하겠다는 목적으로 남북한 및 해외 여성계 인사들이 금강산에서 만나 행한 행사로서 ‘우리 민족끼리’ 정신에 입각한 반미자주화 통일전선전술에 입각한 대회였다.
남북 여성들의 만남은 1991∼1993년 사이에 서울, 평양, 동경에서 4차례에 걸친 ‘아세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를 통해 이루어졌었으나, 동경 토론회 이후 단절되었다. 다만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된 교류만 명맥을 이을 수 있었다. 그러던 중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이 있었고, 이후 변화된 환경 속에서 남북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자 2001년과 2002년에 남북 여성계는 6·15와 8·15 민족공동행사에 참여하여 상봉모임을 가졌다. 그 중 2001년 남북여성 100여 명이 평양에서 ‘6·15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여성통일대회’를 개최하고 계속해서 교류행사를 갖기로 합의했다. 남북여성통일대회 개최를 위한 실무접촉은 남측 2002 민족공동행사 추진본부 청년학생위원회, 여성위원회와 북측 민족화해협의회,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중앙위원회, 조선민주여성동맹 중앙위원회, 조선여성협회 대표들 사이에 2002년 9월 23일부터 24일까지 금강산에서 있었다. 이 실무접촉에서 쌍방은 남․북․해외 청년학생통일대회와 남북여성통일대회가 남측 내의 사정으로 이미 합의된 날짜에 진행되지 못한데 대하여 유의하고 두 대회를 앞으로 6․15공동선언 이행에 적극 이바지하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 조국통일을 도모하는 방향에서 청년학생통일대회는 10월 13일부터 14일까지, 여성통일대회는 10월 16일부터 17일까지 금강산에서 각기 진행하기로 했다.
대회 당일 10월 16일 개막행사 축하연설에는 남측의 은방희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북측의 박순희조선민주여성동맹 회장, 해외의 김소자재일본조선민주여성동맹 중앙상임위원회 위원장이 참가했다. 박순희는 “민족구성원의 절반이 여성으로 북과 남, 해외 여성들이 통일애국역량으로 떠오르고 있는 시점”에서 열린 뜻 깊은 대회로서, 대회의 “훌륭한 성과로 나라통일의 디딤돌이 될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6․15 공동선언 관철과 평화를 위한 여성들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6․15 공동선언 관철과 평화를 위한 여성토론회가 열렸는데,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여성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남측의 윤금순 통일연대 여성위원장, 북측의 최금춘김일성종합대학 교수, 해외를 대표하여 김지영재일본민주여성회 회장이 각각 발제를 했고, 남측의 정현백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와 북측의 배민옥2․16 예술교육출판사 사장이 〈평화를 위한 여성의 역할〉과 관련한 주제를 각각 발표하였다. 특히 최금춘은 토론문 〈6․15 공동선언 관철과 녀성의 역할〉에서 “우리 녀성들은 제나름의 정견과 신앙, 주의주장을 앞세우면서 분산적으로 활동할 것이 아니라 6․15공동선언의 기치밑에 하나로 뭉쳐야 하며 공동선언을 옹호하고 리행하는 길에서 북이든, 남이든, 해외든 모두 함께 손잡고 나가야 합니다. 모두 다 민족의 운명속에 우리 녀성들의 삶의 가치도 있다는 자각을 안고 6․15공동선언관철을 위한 전민족적인 통일운동에 과감히 떨쳐나섭시다”라고 호소하였다. 다음으로 김정숙 휴양소 전시장에서 남북여성통일대회 기념 수예 및 미술전시회 개막이 있었다. 당일 오후에는 김정숙 휴양소 안 전시장에서 유희 및 오락경기가 펼쳐졌고, 저녁시간에는 금강산여관에서 공동연회로 환영만찬이 있었다. 다음날 10월 17일 오전에는 김정숙휴양소 앞 운동장에서 통일 분야, 여성 분야, 종교 분야, 근로여성(노동․농민) 분야, 교육․예술 분야, 보육․보건 분야, 경제 분야, 정치 분야로 나누어 부문별 상봉모임, 합동예술공연, 폐막식이 진행되었다.
2002 남북여성통일대회의 목적은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여성의 역할을 확인하고, 이 대회를 계기로 향후 통일과정에서 남북여성들의 참여를 높이는 것이었지만, 북한 측은 남․북․해외 여성계 인사들에 의한 3자연대 통일전선을 도모하기 위한 대회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