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전예원(傳藝苑)에서 간행하였다. 작자의 두 번째 시집이다.
성찬경(成贊慶)의 해설과 더불어 서시를 포함한 총 102편의 연작 장시가 1번부터 101번까지 연번을 붙여 수록되어 있다.
이 시집 전체는 절대자로 지칭되고 있는 ‘그분’에 대한 경건한 노래나 기도, ‘그분’과의 대화, 그리고 선문답의 형식이 주를 이룬다. 마지막 연인 101연에 이르기까지 각 연의 길이는 대부분 200자 원고지 2장 분량이며, 자연계의 계절적 변화와 그에 따른 시적 리듬을 가미하고 있다.
시집의 주요 내용은 벌레가 나비가 되어 하늘로 비상하는 과정을 통해 절대자에게 다가가려는 간절한 소망을 담고 있다. 제목인 ‘하늘문(門)을 두드리며’에 그런 간절함이 잘 투영되어 있다. 이 시집에서 절대자는 불교적 성격도 있긴 하지만, ‘미(美)의 신(神)’을 더 강하게 의미한다. 즉 절대자는 아름다운 우주를 창조해낸 아름다운 존재에 가깝다. 연이 진행될수록 절대자에 대한 찬미가 고조되고 있으며, 94연에서 그 절정을 이루게 된다.
절대자를 드러내기 위해 밤, 새벽, 해, 고요, 목련, 달빛, 별, 비, 악기, 우물 등과 같은 은유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들은 공통적으로 영묘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그리고 시인의 고향이며 거주지였던 ‘동해(東海)’와 ‘설악(雪嶽)’은 이런 발상을 가능하게 한 장소로서 의미 있는 곳이다.
이 시집은 철학적, 명상적, 정신적, 형이상적 성향이 강하면서도, 그 소재는 어린아이 같은 천진난만함 없이는 불가능한 착상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1970년대 정통 서정시와 정신주의를 결합하여 당대 문단에서는 보기 드문 시세계를 확보하였다. 이러한 철학적 명상시 또는 정신주의적 형이상시는「님의 침묵(沈黙)」을 쓴 한용운(韓龍雲)의 계보를 이어받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