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 1월 10일에 성문사(誠文社)에서 간행하였다. 작자의 두 번째 시집이다.
시인이 쓴 머리말 ‘이끼 푸른 옛 비석(碑石)’과 서문, 그리고 동창생인 김청석(金靑石)이 쓴 발문과 더불어 총 26편의 시가 Ⅰ, Ⅱ부로 나뉘어 수록되어 있다.
이 시집은 ‘동심’과 ‘고향’의 두 가지 시적 소재를 통하여 유토피아를 갈망하고 있다.
동심을 주제로 한 작품은「봄 ① - 햇빛과 아기」,「강(江) 건너 마을」,「잠자리」,「비온 뒷날」,「금잔디 지붕 ①」,「금잔디 지붕 ②」,「술래잡기 ①」,「달」등이 있다. 이들 작품들에 나타난 동심의 세계는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아니라 시인이 꿈꾸는 순수한 세계, 곧 유토피아로서의 의미가 더 강하다. 고향(자연)을 주제로 유토피아를 그린 작품으로는「적막(寂寞)」,「포도(葡萄)」,「저문 들길」,「조개와 소라」등이 있다.
‘동심’과 ‘고향’으로 상징되는 원초적 세계에는 해방이라는 특수한 시대에 대한 시인의 인식, 즉 해방을 맞이하였으면서도 망명자의 향수와 고독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던 혼돈스러운 당대 인식이 잘 반영되어 있다. 이로 인해 ‘상실’로 인한 현실의 슬픔과 ‘회복’이라는 유토피아의 기쁨이 교차하고 있는 작품들이 많다.
또한 이 시집의 두 가지 특징인 산문 형태의 시 형식과 유토피아적 주제는 타고르(Rabindranath Tagore)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원정(園丁)의 노래」와「술래잡기 ②」가 있다.
시조 시인 특유의 관조적 태도를 기반으로 해방기라는 혼돈의 시대를 유토피아로 극복하고자 했다. 타고르(Rabindranath Tagore)의 영향을 받은 한용운(韓龍雲)과 김형원(金炯元)의 계보를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