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위권에서 무속음악을 전승하고 있는 것은 세습무인 단골이다. 단골들은 다른 무악권에서 보이는 신을 내리기 위한 도무(跳舞)나 시끄럽고 어수선한 공수(무당이 신이 내려 신의 소리를 내는 일), 곡예적인 주술 없이 다만 중요한 가무로써 무의식을 행한다.
시나위권에서는 판소리 명창과 산조 명인도 많이 배출되었다. 『조선창극사(朝鮮唱劇史)』에 나타난 고종 이전의 판소리 명창들의 출생지와 가야금ㆍ거문고ㆍ대금ㆍ해금 산조의 명인들의 출생지는 시나위권과 대부분 일치한다. 조선조 인조(仁祖) 때 만들어진 『나례등록(儺禮謄錄)』에 기록된 재인(才人)들의 출생지도 시나위권과 그 인접지역에 한정되어 있다.
시나위권은 경기도 강화ㆍ김포ㆍ시흥ㆍ광주ㆍ이천ㆍ여주 등지에서 남한강을 경계하여 북쪽 한계가 된다. 남한강을 건너 고양ㆍ서울ㆍ양주ㆍ양평 등 개성 덕물산이 중심이 되는 경기북부 무악권과 접하고 있다.
강을 사이에 두고 남쪽은 신(神)제가락(시나위형 무가선율), 도살풀이ㆍ반설음 장단이고 북쪽은 선들제가락(신제 가락이 아닌 무가선율), 굿거리ㆍ청배세마치 장단이어서 음악적 특징을 달리하고 있다.
북쪽 한계에서는 청배에 반설음과 가래조 장단이 쓰이는데 가래조 장단으로 불리는 무가선율은 시나위제가 아니고 경기북부 무악권의 청배가락이나 진오귀 새남에서 중두박산가락과 음악적 특징이 같다. 이것은 경기도 북부 무가권의 영향으로 보인다. 경기도 남부에서는 경기도 북부에서와 같이 길군악ㆍ굿거리ㆍ취타와 같은 무용곡이 쓰이는데 이것들은 시나위와 음악적 특징이 다르다.
시나위권의 동쪽 한계는 대체로 소백산맥으로 이루어진다. 소백산맥 너머에는 강원도와 경상도의 메나리조 무악권과 접하고 있다. 동쪽 한계의 중부는 소백산맥의 험준한 지리적 조건으로 경계가 분명하나 북쪽 한계의 북부 즉 충청북도 동북부는 강원도 원주ㆍ영월 지방과 무악권 한계가 모호하다. 동쪽 한계의 남부는 소백산맥이 끝나 평야지대이므로 전라도 순천ㆍ여수와 경상도 하동ㆍ남해 지역은 무속음악의 특징이 같은 점이 많다. 경상도 서남부 하동ㆍ진주ㆍ남해ㆍ통영 지방은 피리와 같은 선율악기를 쓰고 경상도 다른 지역에 비하여 동살풀이 장단의 비중이 크며 시나위형 선율에 비교적 가깝다.
다른 무악권의 무속음악은 소란하고 흥분된 느낌을 주는데 반하여 시나위권의 무속음악은 진중하고 심오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도무와 같은 무용이 없어서 빠른 장단도 없으며 살풀이ㆍ굿거리ㆍ진쇠춤 등이 발달되었다.
조선 말기 많은 판소리 명창들과 산조 명인들이 거의 시나위권에서 출생한 점과 판소리와 산조의 주축이 되는 계면조의 음조직 선율형이 시나위와 음악적 특징이 같다는 점은 판소리와 산조가 시나위권에서 발생하였다는 것을 말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