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우조단소에 비해서 몸통이 굵고 긴 단소로 「현악영산회상」을 4도 아래로 낮춰 만들어진 「평조회상」 연주에 쓰여 평조단소라고 불린다.
단소의 연원는 4천 년 전 중국 헌원(軒轅) 황제 때 만들어 조선 순조 때 청나라에서 유입되었다는 설, 한(漢)대의 단소요가(短簫鐃歌)에서 보이는 단소라는 설, 조선 중기 이후 퉁소가 향악(鄕樂)화 된 것이라는 설이 있다.
18세기 중엽의 『백운암금보』에 나타난 소(簫)는 3개의 허공을 가진 것으로 퉁소가 단소로 변하는 과정의 악기로 여겨지며 오늘날 향제단소와 같은 악기로 파악되기도 한다.
최초로 기록된 단소 명인은 조선 헌종 때 단소와 대금 명인인 함제홍(咸濟弘)이다.
현재 사용되는 단소는 우조단소ㆍ평조단소ㆍ향제(시나위)단소가 있다. 모두 세로로 부는 관악기로 1개의 취구와 뒤에 1공, 앞에 4공의 구조를 가졌는데, 위의 내경보다 아래의 내경이 약간 좁고, 3ㆍ4공의 간격이 다른 구멍간의 간격에 비해서 약 2배에 달한다. 평조단소는 우조단소에 비해서 내경이 넓다. 단소의 길이는 우조단소에 비해 평조단소가 길고, 향제단소가 가장 작다.
단소는 2옥타브 반에 이르는 음역을 가지고 있는데 우조단소에 비해 향제단소는 반음정도 높고, 평조단소는 대략 완전 4도가 낮다.
우조단소는 5공을 빼고 다 막으면 중려(仲) 음이 나는데 비해서 평조단소는 황종(黃) 음이 난다. 그리고 손가락을 다 떼면 우조단소는 청태주(汰) 음이 나는데 평조단소는 남려(南) 음이 난다.
단소의 제작과정은 재료수집→건조과정→모양잡기→소금물에 담그기→취구 및 지공 뚫기→음정확인→묶기→완성으로 이루어진다.
단소를 만드는 재료의 수집은 음력 11월에서 다음해 1월 사이에 이루어진다. 대나무는 여러 해 묵은 황죽(黃竹)이 소리가 명료하고 전달력이 강하여 많이 쓰이고, 오죽(烏竹)도 쓰인다. 채취한 대나무는 음지에서 약 3∼6개월간 말리면서 터지고 갈라지는 대나무를 선별해낸다. 자연 건조과정을 마친 대나무는 모양잡기를 하는데 밑동에서 악기 크기보다 조금 더 크게 자른 후 대가 휘어졌으면 불로 곧게 잡아서 반듯하게 편다. 모양을 잡은 대나무는 좀이 생겨 대나무를 갉아 구멍을 뚫거나 급격한 온도변화에 갈라지지 않도록 대나무 내경을 관통시킨 후 소금물에 약 1주일 정도 담가 둔다. 소금물에서 꺼낸 대나무는 단소의 음색과 세기의 강ㆍ약을 고려하여 취구 및 지공을 뚫는다. 취구는 대나무 바깥에서 먼저 반달모양으로 만든 후 안쪽으로 홈을 만들어 준다. 지공은 처음에는 원래 크기보다 작게 뚫고 마지막에 사포로 다듬어 준다. 악기가 다듬어진 후에 음정확인을 한다. 끝으로 악기의 갈라짐 방지를 위해서 명주실 및 합성실로 단소를 묶어준다.
단소의 종류는 사용되는 음악에 따라 우조단소ㆍ평조단소ㆍ향제(시나위)단소로 구분된다.
우조단소는 계면단소라고도 하며 「현악영산회상」ㆍ남여창 가곡ㆍ남창 가사ㆍ여창 시조 반주에 쓰이고, 평조단소는 「평조회상」ㆍ여창 가사ㆍ여창 시조, 「자진한잎」 등에 쓰인다. 그리고 향제단소는 구례 향제줄풍류와 전용선 단소산조 등에 쓰인다.
단소를 연주하는 손모양은 모두 같다.
원래 단소는 조선조 중기 이후에 선비들의 풍류방 음악이 발달하면서 이에 맞게 만들어져 주로 「현악영산회상」이나 가곡ㆍ시조 등 선비들의 정악에서 애용되었을 뿐, 궁중음악이나 민속악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이러한 단소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산조를 단소로 연주한 인물이 추산전용선(全用先: 1884∼1964)이다. 단소산조는 향제단소로 연주된다. 전용선의 유음은 그의 제자 김무규(金茂圭: 1908∼1994)에 의해 전승되었고, 이용구에 의해 재구성되었다. 서울 굿 음악과 피리의 명인인 이충선(李忠善: 1901∼1989)에 의한 단소산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