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복신앙 ()

신윤복필 풍속도 화첩/무녀신무
신윤복필 풍속도 화첩/무녀신무
민간신앙
개념
주술의 힘을 빌려서 인간의 지능으로 예측할 수 없는 일을 추리 · 판단하는 민간신앙. 무속신앙.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정의
주술의 힘을 빌려서 인간의 지능으로 예측할 수 없는 일을 추리 · 판단하는 민간신앙. 무속신앙.
개설

점복은 상고시대 양 · 소 · 돼지 등 동물의 점치는 뼈가 발견된 것에 기원한다. 고대 봉건국가에 있어 통치자가 국정을 운영하는데 반영하였으며, 나아가 민간에서 인사(人事)의 길흉, 농잠(農蠶)의 풍작을 점쳤다.

은대(殷代)에 성행한 점은 『설문해자』(說文解字)에 의하면 복(卜)이 끝난 후 입(口)으로 해석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한대(漢代) 이후의 『사기』에서는 점복사(占卜師)를 위한 안내서의 형식으로서 귀갑과 수골에 의한 점복의식 지침이 상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거북의 복갑(腹甲)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흔적의 종류를 망라한 도표와 함께 그것을 이용하고 해석하는 규칙, 질병 · 수확 또는 기후에 대한 전망, 예상되는 상거래의 결과, 강도를 수색하는 편리한 방법 등의 문제에 대한 질문의 유형, 귀갑이나 수골에서 가려낼 수 있는 30종의 균열 유형 등을 다루고 있다.

또한 『한서』에는 개인적인 목적이나 황제와 조정을 위하여 점복을 행한 사건과 그 절차의 타당성을 둘러싼 정치가들의 견해가 포함된 것이 기록되었다.시초(蓍草)가 위에서 자라고 거북이 그 아래 누워있는 식으로 거북과 시초가 함께 결부되어야 한다는 것이 필수조건이다. 이것은 시초가 자라서 줄기의 수가 100이 되면 반드시 그 아래 신귀(神龜)가 나타나 그것을 지킨다는 전설에 기초한다. 또 다른 점복의 주요방법은 시초의 줄기를 던지거나 조작함으로써 육선괘(六線卦)를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으로 역시 진(秦) · 한 이전 수세기부터 행해져왔다.

이와 같은 점복은 주대 『주역』으로부터 흥성되며 점성(占星)도 출현한다. 천문현상으로써 국가의 존망과 제후의 안위를 점하는 점성은 특히 『좌전』(左傳)에 많이 보인다. 점복과 관련된 기사는 중국 역대 사서인 『좌전』 · 『사기』 · 『한서』 · 『후한서』등을 비롯하여 제자백가서, 시 · 사 · 부 · 소설 · 희곡 등 문학작품에서 다량 산견된다. 황제에게 올린 상주문, 『회남자』(淮南子) · 『논형』(論衡) 등에도 고대 철학자들의 점복관이 표현되었다.

연원 및 변천

『삼국지』「위서(魏書) · 동이전(東夷傳) · 부여조」에 의하면 부여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먼저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소를 잡아 그 발톱을 보고 전쟁의 승패를 미리 점쳤다. 즉, 도살한 소의 발톱이 벌어져 있으면 흉하고, 붙어 있으면 길하다고 해석했다. 고대사회에서는 점복을 담당한 전문적인 점복자를 일관(日官) · 일자(日者) · 무자(巫者) · 사무(師巫) · 점복관(占卜官) 등으로 불렀다. 그리고 이들 전문적인 점복자들을 관직에 두고 그들로 하여금 국가의 제반사를 점치게 하였다. 그들이 소속한 관청을 신라에서는 관상감(觀象監)이라 하였다.

이러한 제도는 고려 이후 구체화되어 천문 · 역수(曆數) · 측후(測候) · 각루(刻漏)를 담당하는 태사국(太史局)과 그 밖의 점복을 담당하는 태복감(太卜監)을 두었다. 그리하여 고려에서는 점복을 담당하는 복박사직(卜博士職)과 복정직(卜正職)을 두고 점복을 국가적 차원에서 다루었다.

조선시대에도 고려의 제도를 따라 서운관(書雲觀)을 두고 여기서 천문 · 지리 · 역수 · 점산(占算) · 측후 · 각루 등을 관장하게 하였다. 조선시대에는 전문적인 점자(占者)를 복사(卜師)라고도 불렀다. 복사는 박사와 같은 말로, 박사는 박수(博數), 즉 남무(男巫, 覡)를 지칭하는 용어였다. 이처럼 복자 · 박사 · 박수는 모두 같은 기능을 지닌 인물에 대한 호칭으로서 이들은 모두 무인(巫人)으로서의 기능을 발휘하였다. 무인에 의하여 미래를 점친 예는 고래로 어느 시대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내용

점복의 종류는 복서, 부계(扶乩), 팔자(八字), 점몽(占夢), 측자(測字), 참어(讖語), 기문둔갑(奇門遁甲), 점괘(占卦), 감여(堪輿), 점성술(占星術), 면상(面相), 망기와 풍각(風角) 등으로 분류한다. 그 외 오락점은 놀이를 통하여 그 해의 생산과 인사의 길흉을 점치는 것이다. 세시풍속 놀이로 폭죽, 투초지희(鬪草之戱), 연날리기, 낚시, 윷놀이, 그네뛰기, 전채(剪彩)가 있으며 복식(장식), 문신, 시절음식 등도 이와 같다. 의식주, 출생의례와 관혼상제, 절일(節日: 명절) 등을 포함 모두는 점복 · 기양(祈讓) · 주술 등 민간신앙의 의미로부터 출발하여 점차 오락성이 강조되며 오늘날 축제의 성격으로 자리 잡는다.

우리나라의 점복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일제강점기에 무라야마 지준(村山智順)이 발표한 『조선의 점복과 예언(朝鮮の占卜と豫言)』에서 1933년까지 한국의 점복신앙의 형태를 자세히 분류 분석하고 있다. 아래의 점복의 종류와 점복 〈표〉를 보면 그 내용이 다양했음을 알 수 있다.

유형 내용 및 점법
자연관상점 일월복(日月卜), 성복(星卜), 홍복(虹卜), 운복(雲卜), 풍·설·상·노·뇌복(風·雪·霜·露·雷卜), 수(水)·빙복(冰卜), 천기복(天氣卜), 토지(土地)·산(山)·석복(石卜), 자연의 징후
상복(相卜: 동식물․사물) 동물점·식물점·기물·의식주, 인사(人事: 운명적·생득적(生得的) 특징에 의한 사람의 동작·행위, 우연한 일, 꿈) 및 인상(印象: 충류(蟲類), 식물현상, 사람 왕래, 신체 등에 의한 점)
몽점 몽점, 몽참(夢讖), 몽조(夢兆: 꿈속에 일어난 일을 현실에 적용함)
신비점 신령과 귀신의 기탁에 의하여 길흉화복을 판단하는 점. 신탁점(神託占(인체강령점): 신탁·신필(神筆)·공창(空唱) 등과 같이 신령이 점자의 육신에 강림, 빙의(憑依)하게 하여 점자 자신이 일시적으로 신령이 되어 미래의 길흉을 점침) 신시점(神示占(기물강령점): 산미(撒米)·척전(擲錢)·신장간(神將竿)·반혼(返魂)처럼 각종 기물에 신령이 빙의하도록 하고, 점자(占者)가 거기에 나타난 신의(神意)를 파악하여 미래의 길흉을 예측함) 척미점(擲米占)·전점(錢占)·신장점(神將占)·영점(鈴占)·초혼점(招魂占) 등
인위점 비전문적인 일반인에 의하며 주로 집단의 길흉, 특히 농작물의 풍흉을 예측하는 유희적·오락적인 점. 승부점[경기점: 석전·줄다리기·차전·횃불싸움(鼠火戰)] 오락점[윷놀이·연날리기·그네뛰기, 연점(年占: 그 해 작물의 풍흉을 매월 천후(天候)·기상 등으로 점. 정초, 특히 정월 보름날에 행하고 다양함)] 신수점, 범인점, 점지(占地), 복거(卜居) 등
작괘점 음양오행이나 수리를 기초로 괘를 만들어 이를 수리적으로 해석하여 길흉을 판단하는 점. 육효점, 산통점, 송엽점, 사주점, 단시점(斷時占), 오행점, 수저점(柶占), 새점(鳥占), 성명판단 등
관상점 사람의 안면·골격·수족 또는 음성이나 거동 등에 나타난 특징으로 성격·심성·운명 등을 판단하는 점 비상(鼻相)·구상(口相)·이상(耳相)·수상(手相)·골상(骨相) 등
상지점 풍수사상에 의거 양택․음택의 거지(居地)로 점침
도참․요참(謠讖)․예언 미래의 길흉을 조짐으로 보아서 치는 점. 『정감록(鄭鑑錄)』과 비결 따위
기타 작명, 토정비결, 화투․카드점, 컴퓨터점 등
〈표〉 점복의 종류와 점복

이외에도 점복에 관한 기록은 다산(丁茶山)의 『복서통의』(卜筮通義), 『역학제언』(易學諸言) 등 다수의 문헌에 전해진다.

현황

현대의 점복은 주로 강신무 · 세습무 · 학습무와 같은 무속인들에 의해서 주도된다. 점을 치러 가는 경우는[(問卜] 보통 어떤 점장이가 용하다고 주위 사람들이 소개하여 주거나, 스스로 수소문하여 이들을 찾아간다. 혹은 답답하여 길을 가다 우연히 깃발이나 간판을 보고 가기도 하는데, 점 의뢰자는 점장이가 점사를 잘 풀어내 나쁜 원인의 액을 가라앉혀 효험을 보게 하면 이내 단골관계를 형성한다.

점은 신당에서 치러지고 점값은 형편에 따라 알아서 신단에 놓고 가는 게 관례였다. 그러나 보편적으로 현행 5만원에서 8만원 사이이며 일부 강남 지역에서는 10만원을 받기도 한다.

점치는 동기는 인생사와 가정사, 재액(災厄) 전반을 두루 포함하며, 점 의뢰자 모두는 결국 개인과 가족의 부귀영화, 무병장수 등 실리적 이상을 추구하기 마련이다. 이런 성격은 민간신앙이 갖고 있는 특징 중 하나이고 한계점이기도 하다.

점장이는 각자 예언능력에 능통한 주요 분야가 있으며, 점사 결과에 따라 비손, 고사, 굿 등으로 재수를 기원하거나 치병하고, 원혼을 극락왕생하게 하고 액막이를 한다.

의의와 평가

점복은 고대로부터 실증과학의 진보나 종교사상의 발전이 눈부신 오늘날에도 민간의 풍속 가운데 잔존하고 있다. 최근의 점장이는 신점복자 · 역리점복자 · 상점복자 · 풍수점복자 등으로 나누며, 과거처럼 무당 · 보살 · 명두 등의 뚜렷한 구분이 없어지고 종합적이고 특히 상업성을 띤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전에는 9:1 정도로 무당이 우세했는데 요즘은 7:3 정도의 비율로 박수의 숫자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신을 받지 않고 학습을 하여 직업으로 삼는 점장이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무병을 앓고 내림굿을 받는 강신무의 집안환경이나 학력도 점점 높아지는 경향을 띤다. 그러나 최근 점장이는 물론 신도들 숫자는 점차 감소되어가는 추세이다.

참고문헌

『삼국사기(三國史記)』
『고려사(高麗史)』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
『한국의 점복』(김태곤 외, 민속원, 1995)
『한국민속대관』5(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고대민족문화연구소출판부, 1993)
『조선무속고』(이능화, 한국문화인류학회, 1968)
「『홍루몽』에 나타난 중국점복신앙 고찰」(상기숙, 『한국무속학』창간호, 한국무속학회, 1999)
「무점의 실태: 서울지역」(상기숙, 『한국민속학』제16집, 민속학회, 1983)
「한국무점의 실태-문학성과 관련지어」(상기숙, 경희대 석사논문, 1982)
「점복·주술」(박계홍, 『한국민속대관』3, 1982)
『中國古代鬼神文化大觀』(尹飛舟 等 著, 百花洲文藝出版社, 1992)
『朝鮮の占卜と豫言』(村山智順, 1933)
관련 미디어 (4)
집필자
상기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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