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인신사의 제신인 이종환은 1587년 일본 규슈에 표착하였다가 나베시마번의 특권상인으로 출세하여 당인정(唐人町)이란 마을을 세우고 번영시켰다. 1655년 이종환이 죽자 마을사람들이 당인신사를 건립하여 그를 제사지내고 있다.
원래 당인신사는 사정(寺町) 쪽에 있었는데 도로확장 공사로 인해 1955년 7월 15일 현재의 당인정 공민관 앞으로 이전되었다. 매년 7월 15일에 지역 유지들이 모여 제사를 드리고 있다.
1842년 7월 나베시마번(鍋島藩=사가번)의 특권상인 가와사키 간시로(川崎勘四郞)가 번에 제출한 ‘유래서’에 의하면, 간시로의 선조인 이종환이 당인정의 시조다. 그는 함북 길주에서 태어나 1587년에 고국의 죽포 근해에서 태풍을 만나 구로사키(黑綺: 北九州市 八幡西區)에 표착하였다.
이종환은 1591년 다자이후(大宰府) 덴만구(天滿宮)를 방문했다가 나베시마번의 무사를 만났고, 그들은 종환을 번주인 나베시마 나오시게(鍋島直茂)에게 소개하였다. 나오시게는 그를 가신으로 삼아 녹고 1백석과 가와사키(川崎)란 성을 주었다.
임진왜란 때 주군의 길 안내를 맡았던 그는 일본이 패하여 귀국할 때 다시 나베시마번으로 돌아왔다. 이종환은 번의 특권상인이 되어 중국으로부터 섬유제품·도자기류·금속물·해산물·광물 등을 수입 판매하여 부를 축적하고 마을 발전에 기여하였다.
근세 조선인이 한 마을의 ‘시조’가 되거나 ‘제신’이 된 예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