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전부터 이카이노(猪飼野)는 제주도 출신자들을 중심으로 한 도일 한인들의 집중 거주지였다. 그들은 이카이노와 그 주변에 거주하며 오사카 지역에서 발달된 고무공업의 하청 노동에 다수 종사하였으며, 그 외 토목 노동자, 노점상 등도 적지 않았다. 특히 노점상은 한인들이 집중 거주함에 따라 한반도에서 각종 생활 용품을 반입하여 판매하는 사람들이었다. 1930년대 말에는 이미 이카이노에 조선시장이 형성되어 있었고, 명태, 고춧가루 같은 식료품부터 혼수 용품까지 거주 한인의 생활 용품을 파는 점포가 약 200개에 달할 정도였다.
일본이 패전한 이후, 일본거주 한인들은 대거 해방된 조국으로 귀환한 반면, 고향에 생활의 근거가 없는 사람들은 계속 이카이노에 잔류하였다. 1965년 한일 양국 간에 체결된 ‘재일한국인 법적지위 협정’의 직후에는 이카이노에서도 한국적 변경 및 영주자격(‘협정 영주’) 취득을 둘러싸고 한국거류민단 세력과 조총련 세력 간에 대립이 있었지만, 동포들의 기본적인 생활 패턴은 변하지 않았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이쿠노구를 포함한 오사카 지역에도 한국인 “뉴커머”들이 서서히 유입하였다. 이후 2세, 3세의 동포들이 중심이 되어 이쿠노 조선시장을 활성화하자는 새로운 시도가 일어났다. 1993년에 미유키 거리의 세 군데 상점가를 연결하여, 동쪽 상점가에 ‘백제문’을, 중앙상점가에 ‘미유키거리중앙문’을 세웠고, 새롭게 가로등 설치 및 보도 포장을 하면서 ‘코리아타운’이라는 명칭도 사용하게 되었다. 새로운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조성하여, 일본 사회에 재일 한국·조선인들이 생활을 영위하는 곳이라고 어필한 것이다.
원래 이 지역은 이카이노(猪飼野)라고 불렸는데, 한자명을 보면 상상이 가지만 그 유래는 고대 한반도 특히 백제 유민들이 이 곳에서 돼지를 사육하며 살았다고 해서 생긴 명칭이다. 고대의 지명은 구다라(百済)군 이었으며, 지금의 히라노(平野)강도 예전에는 구다라강 즉 백제강이라고 하였다. 행정구역의 명칭은 1973년까지 계속 이카이노쵸(猪飼野町)였지만, 그 후 구획 변경으로 인해 이카이노라는 명칭은 츠루하시(鶴橋), 모모타니(桃谷), 나카가와(中川), 다지마(田島) 등으로 분할되면서 지명에서 사라졌다.
1921년부터 1923년까지 이 이카이노 지역의 배수를 개선하여 주택지와 공업용지 및 수송로를 확보하기 위해 히라노강을 확장·개수하는 공사를 실시하였고 그 과정에서 많은 토목 노동자를 사용하였다. 그 히라노강 공사를 위해 각지에서 유입된 조선인 노동자들 중에서 그대로 남아서 살았던 사람도 있었다.
1920년대 중기에는 히라노강 공사가 하수공사와 더불어 완료되면서, 공장 및 주택의 입지조건이 갖추어졌고, 국철 및 시영 전차의 전기 철도가 연결되었고 시영 버스의 노선도 통과하게 되면서 이 지역에 유입되는 인구가 증가하였다.
이카이노가 소속된 히가시나리(東成)구는 공장의 입지조건이 좋아 고무 신발과 완구를 생산하는 공장이 많이 설립되었다. 1930년경에는 오사카 고무제품 공장 전체의 약 5할이 히가시나리구에 집중될 정도였다. 이 고무 신발을 비롯한 고무제품 공장은 영세한 규모로 하청을 받아 납품하는 곳이 많은데, 거기에 임금이 저렴한 식민지 출신의 한인들이 많이 고용되어 있었다. 특히 1923년에 제주-오사카 직항로가 개설 이후 제주도를 비롯한 한반도 남부의 유휴 노동력이 대거 지연과 혈연에 의지하여 오사카에 유입되었고, 이카이노 지구와 그 주변에 거주하였다. 한인들이 많이 모여 살다보니 기존 도일자들 중에서 한반도의 식자재 및 생활 잡화를 파는 상인들이 증가하여 이른바 ‘조선시장’이 형성되었다. 1943년에 이카이노 지구는 히가시나리구에서 분리되어 신설된 이쿠노(生野)구에 소속되었다.
현재 오사카(大阪)시 JR오사카 환상선와 긴테츠(近鐵)의 츠루하시(鶴橋)역과 모모타니(桃谷)역 중간 지점에 위치한 이쿠노(生野)구 모모타니(桃谷) 4정목(丁目)의 미유키통(御幸通) 상점가를 중심으로 한인들이 집중 거주하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와 2005년경부터 본격화된 ‘한류 붐’의 영향으로 관광객이 늘어나자 츠루하시 역의 서쪽까지 코리아타운이 확산되었다. 2009년부터는 ‘이쿠노 코리아타운 공생 축제’를 개최하며, 지역 전체의 활성화를 기하고 있다.
2010년의 『국세조사』를 통해 거주 인구를 보면, 오사카시 거주 한인 총수 약 5만 5천명 중에서 38%에 해당하는 약 2만 8백명이 모모타니를 중심으로 한 이쿠노구에 거주하고 있다. 오사카시 중에서도 한인 인구가 가장 집중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