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김복희·김화숙무용단의 창단공연에서 발표된 작품이다. 당시 명동 국립극장에서 개최된 창단공연에서는 총 7개의 작품 「4상의 디자인」, 「어느 날 오후에」, 「날아오르는 선」, 「아 요기 꿈을 찾는 인간이」, 「의식의 빛」, 「함께 가야 한다」 그리고 「법열의 시」가 선보여졌다.
「법열의 시」는 인도의 라가(Raga)와 불교적 의식에서 영향을 받은 30분짜리 작품으로, 당시 한국 현대무용에서는 도외시되었던 불교적 색채가 농후한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실제로 목탁과 범종 같은 소품이 등장하기도 하였는데, 여기서 불교적인 소재는 종교적이기보다는 한국적인 문화의 원류로 사용되었다.
이 작품은 불교에서의 참선을 소재로 하였지만 그렇다고 종교적인 접근을 한 것은 아니고 인간의 내면적 성찰을 주로 다루었다. 이는 참다운 나를 찾아간다는 참선의 의미를 현대무용으로 형상화한 것으로, 알렉산더 스크랴빈(Alexander Scriabin)의 동명의 교향곡을 비롯하여 한국의 대금소리와 인도의 라다음악을 사용하였다는 것이 주목을 받았다.
김복희와 김화숙은 자신들의 이름을 건 무용단의 창단공연부터 현대무용 형식에 한국적인 내용을 담는 작업을 실천하였다. 특히 이 작품은 서양의 현대무용을 그대로 모사하는데 급급했던 당시 상황에서 한국 현대무용가가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한국적인 현대무용을 탐구하고 실현하였다는 것에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