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의 야상곡, 밀레의 만종을 가지고 우리 농촌을 그려낸 현대무용으로 무용시 형식의 남녀 2인무 작품이다. 조택원의 상대역은 박외선(朴外善)이다.
19세기 사실주의 화가인 밀레(Jean Francois Millet)의 그림 ‘만종’(晩鐘)은 땅과 더불어 살다가 땅으로 돌아가는 한 쌍의 농부가 황혼에 붉게 물든 석양을 배경으로 경건하게 기도하는 모습을 통해 삶의 고귀함과 창조의 심오한 섭리를 접하는 이미지의 작품이다.
현대 무용 「만종」에서 조택원은 자연을 사랑하다 못해 자연 속으로 귀의하려는 충동을 형상화하기 위해 부부가 함께 씨를 뿌리고 밭을 일구는 평화로운 장면을 연출하였고, 전원적이고 목가적인 풍경과 쇼팽 음악이 가져다주는 안온한 선율 등을 움직임으로 표현하였다.
동서양의 조화와 융합 형태의 무용이 신무용기의 새로운 창작정신의 기반을 형성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조택원은 만종을 공연할 때마다 우리나라의 평화와 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춤추었다고 고백하였고, 이 작품으로 일상을 관조하며 깨달음을 얻은 인간사를 표현하였다. 한국 춤의 역사에서 듀엣 형식으로 진행된 시범적인 작품으로 무용사적으로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