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국부인(萬國婦人)』은 일제강점기 대중잡지로 가장 성공한 『삼천리(三千里)』의 자매지로서 여학생과 젊은 여성을 독자층으로 하고 있다. 창간호로 절판되었으며, 사진과 삽화를 많이 넣어 편집한 것이 특징이다.
『만국부인』이 발간된 1930년대 초반은 신간회가 해소되는 등 민족운동이 약화되는 시기였으며, 또한 1931년 만주사변 이후 서서히 전시체제 동원을 위한 단속과 탄압이 강화되던 때였다. 또한 철도, 전기 등 근대적 도시 시설이 도입되면서 경성이 화려하게 변화되었으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농촌의 피폐가 한층 심화되었다. 학생들이 하기방학 기간에 브나로드운동을 전개한 것도 이 시기이다. 그러나 잡지사(雜誌史)의 측면에서는 ‘신문잡지의 시대’로 불릴 정도로 신문과 잡지가 활기를 띤 시기이기도 하다.
편집겸 발행인 김동환(金東煥), 인쇄자 한동수(韓東秀), 인쇄소 대성당인쇄합자회사, 발행소 삼천리사이다. 국판 100면으로 구성되었으며, 사진과 삽화를 많이 넣어 흥미롭게 편집하려한 의도를 볼 수 있다. 창간호로 절판되었으며, 국회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창간호의 내용은 신여성에게 바라는 글, 해외 여성에 대한 소개기사, 문학작품, 심심풀이 읽을거리 등 네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신여성에게 바라는 글로는 이광수의 「신여성의 십계명」, 임원근의 「인테리여성」, 부인기자의 「문사 김동인씨 부인 방문기」, 「신여성의 남장시비」 등이 실렸으며, 「신여성의 신생활론」이라 하여 최승희의 무용, 김보영의 체육을 여성의 새로운 활동으로 소개하고 있다.
해외여성에 대한 기사로는 황애덕의 미국컬럼비아대학 유학기를 비롯해서 미국·독일·터어키 여성의 직업과 영국·이태리·러시아 등의 여학생 기질, 해외 여배우들, 중국여학생의 여성해방운동, 세계적 여류작가 등을 소개하는 기사를 게재하고 있다. 이외에 당시 활동하던 시인, 소설가들의 작품을 실었다.
『만국부인』의 자료적 가치로는 우선 기획력을 꼽을 수 있다. 이전의 여성대상 잡지와는 다르게 해외여성의 소식을 중점적으로 게재한 기획력이 돋보인다. 당시 여성들의 해외 여성소식에 대한 목마름의 일단을 해결하고자 하였다. 다음으로 들 수 있는 것은 당시 최고의 엘리트였던 이광수의 여성관이 실렸고, 이에 대한 반박이 이어졌다는 점이다. 고영숙이 『신여성(新女性)』 통권 제53호(제6권 제11호, 1932년 11월호)에 「이광수씨(李光洙氏)의 망담(妄談)」이라는 제목으로 비판하였다. 이를 통해 당시 이광수 여성관의 한계와 진보성의 일면을 파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