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선작지왓은 한라산 순상 화산체의 남서쪽 해발 고도 1,500~1,700m에 펼쳐진 완사면 초지대이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아고산대 식물 군락지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2012년에 명승 제91호로 지정되었다. 털진달래와 산철쭉 군락이 넓게 분포하므로 5월과 6월에 분홍색 꽃으로 물든 선작지왓은 산상의 화원으로 비유될 만큼 장관을 이룬다. 근현대 시기에 선작지왓은 남유럽의 이목과 유사한 상산 방목이 행해진 한라산의 주요 하계 방목지였다.
한라산 선작지왓은 한라산의 해발 고도 1,400m 위쪽에 분포하는 아고산 주1 가운데 서쪽의 영실기암과 병풍바위, 북쪽의 윗세오름, 동쪽의 방애오름에 둘러싸인 해발 고도 1,500~1,700m의 남서쪽 평원을 일컫는다. 사계절 내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선작지왓은 자연 경관적 가치와 주2 식물 주3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2012년 12월 17일에 서귀포시 영남동 산1번지 일대의 632,485㎡ 구역이 명승 제91호로 지정되었다. 선작지왓으로 대표되는 한라산 아고산대 평원은 한반도 백두대간의 세석평전과 덕유평전 등 주4으로 불리는 장소보다 훨씬 더 고원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선작지왓에서 ‘작지’는 작은 바위나 돌을, ‘왓’은 벌판을 가리키는 제주 방언으로 그 뜻은 주5가 널려있는 벌판이다. 그러나 ‘선’을 서 있는 것으로 해석하면 선작지왓은 바위들이 서 있는 벌판을 의미하게 된다. 선작지왓에는 탑궤를 비롯하여 주위보다 5~10m 정도 높게 솟아오른 작은 언덕 모양의 용암류 지형인 투물러스(tumulus)가 도처에 분포하여 칠성암으로 불린다.
한라산은 하와이식 분화로 만들어진 순상 화산(shield 주6이다. 순상 화산은 현무암질 용암류가 겹겹이 쌓여 만들어지는 화산체로 주7의 경사가 매우 완만한 것이 특징이다. 한라산에서도 동서 산록에 완사면이 잘 나타나는데, 선작지왓은 한라산에서 완사면이 가장 잘 나타나는 구역으로 지형면의 규모와 평탄도만 보면 이 일대가 해발 고도가 1,600m를 넘는다는 사실을 알기 어렵다. 조면 현무암질 용암류로 구성된 선작지왓에 투물러스를 제외하면 큰 기복의 지형은 나타나지 않는다.
선작지왓은 한라구절초, 백리향, 설앵초, 구름송이풀, 용담, 구슬붕이 등 주8와 털진달래, 산철쭉, 시로미, 눈향나무 등 주9가 서식하는 아고산 초지대이다. 특히 5월과 6월에 털진달래와 산철쭉의 분홍색 꽃으로 물든 모습은 산 위의 화원으로 비유될 만큼 장관을 이룬다. 또한 겨울철에는 선작지왓의 설원과 배후의 한라산 정상 부악(釜岳)이 어우러져 주10을 만들어낸다. 근현대 시기에 한라산 아고산 초지대에서는 남부 유럽의 주11과 유사한 하계 방목, 즉 상산(上山) 방목이 행해졌고 선작지왓은 산남 지역 목축민의 주요 주13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