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느릅나무는 느릅나무과의 큰키나무로 높이가 10∼15m 가량 자란다. 경기도 이남에 자생한다. 느릅나무 중에서 ‘참’이라는 의미로 붙여졌는데, 그만큼 유용성이 큰 생활 속의 자원식물이었음을 뜻한다. 학명은 Ulmus parvifolia Jacq.이다.
자그마한 잎은 두텁고 표면에 광택이 나며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 꽃은 9∼10월에 새 가지의 잎겨드랑이에서 양성화가 모여 달린다. 열매는 넓은 타원형의 날개로 둘러싸여 있으며, 이듬해 봄까지 달려 있다. 나무껍질은 오래되면 작은 조각으로 떨어진다.
느릅나무 종류 가운데 유일하게 늦여름에서 초가을에 걸쳐 꽃이 피고 열매를 맺으며, 가장 온난한 지역에 분포한다. 습기가 많고 비옥한 계곡이나 하천변에서 잘 자라지만 건조와 수분스트레스도 잘 견딘다.
햇빛을 좋아하는 양수(陽樹)지만 반음지에서도 잘 자라고 추위, 바닷바람, 공해에도 강하다. 생명력이 강해서 땅속에 뿌리가 조금만 남아 있어도 새싹이 돋아난다. 어릴 때는 매우 빠르게 자라며, 줄기가 유연하여 밟아도 잘 부러지지 않는다.
어린잎과 껍질은 식용으로 이용한다. 어린 가지 껍질은 질겨서 끈으로 만들어 쓴다. 목재는 재질이 견고하고 무거워 기구재나 가구재, 차량재 등으로 이용된다. 박혁거세의 나정(蘿井)이 상록 침엽수인 소나무로 그 상징성을 드러낸다면, 김알지의 탄생설화가 깃든 경주 계림(鷄林)은 낙엽 활엽수인 참느릅나무가 깃대종(flagship)이다.
들짐승이 사는 거친 산의 지킴이가 참나무라 한다면, 사람이 사는 대지의 지킴이는 참느릅나무라고 일컫는다. 전 국토의 도시화로 참느릅나무의 서식처가 크게 변형되어 위협이 될 정도는 아니더라도 개체수가 많이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