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어리는 지리산을 중심으로 한 전라남도 지역의 산지에 집중 분포하고 있다. 중부 지방에서도 가끔 발견된다. 개나리, 산수유 등과 함께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나무로도 유명하다. 학명은 Corylopsis coreana Uyeki이다.
잎은 원형에 가까운 하트 모양이다. 잎맥이 뚜렷하고 가장자리에 뾰족한 톱니가 있다. 꽃은 3∼4월에 잎이 나기 전에 먼저 핀다. 밝은 황색 양성화가 길이 3∼4㎝의 총상꽃차례에 6∼8개씩 여러 개가 모여서 꼬리처럼 아래로 늘어져 달린다. 꽃받침, 꽃잎, 수술은 각각 5개이다.
열매는 삭과이며 둥글고 털이 많다. 씨는 검은색이다. 키가 2∼4m 정도로 자라는 작은 나무이다. 줄기는 여럿으로 갈라져 포기처럼 된다. 산기슭이나 계곡의 반그늘에서 잘 자란다. 추위에 강해 중부지방에서도 키울 수 있으며 토양은 특별히 가리지 않는다.
히어리라는 이름은 외래어처럼 느껴지지만 순수 우리 이름이다. 발견 당시 마을 사람들이 부르던 이름이 그대로 정식 이름이 되었는데, 그 뜻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송광납판화’란 별칭도 있는데, 히어리를 처음 발견된 곳이 송광사 부근이었고 납판화는 중국 이름을 빌어 만들었다. 히어리의 꽃받침이나 턱잎은 얇은 종이처럼 반투명한 것이 특징인데, 밀랍을 먹인 것 같아 납판(蠟瓣)이라 했다. 조선에서 자라는 납판화라는 의미로 ‘조선납판화’라고도 하였다.
히어리는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한반도 고유식물로 환경부에서는 멸종위기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하여 보호하다가 지속적으로 발견되는 자생지와 충분한 개체수가 확인되어 2011년에 지정 해제되었다. 최근에는 대량 증식에 성공하여 공원에 조경수로 많이 식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