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불상 높이 63㎝, 무릎 너비 43.2㎝. 범어사의 소속 암자인 사자암에 봉안된 석조보살좌상이다. 재료는 불석(佛石)이며 불상에서 발견된 조성 발원문을 통해 1904년(광무 8) 조각승 병혁(柄赫)에 의해 조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보관까지 하나의 돌로 제작된 불상으로, 무릎이 넓어 안정감 있는 구도를 보이며 수인은 선정인에 작은 얼굴과 단아한 표정 등이 특징이다.
보살상의 머리에는 중앙이 솟은 삼각형 형태의 낮고 단순한 보관을 썼으며 정수리에는 높은 상투머리[寶髮]를 하였고 어깨 위로 머리카락이 길게 늘어졌다. 방형의 얼굴은 턱이 짧고 미간이 좁으며 작은 눈, 콧등이 편평한 큰 코, 얇고 좌우가 긴 입을 표현하여 단정하고도 근엄하다. 목이 굵고 좁은 어깨 위로 숄(shawl)형의 천의를 둘렀는데 한 가닥은 양팔을 휘감아 측면으로 흘러내리며, 양다리 사이에 부채꼴로 표현된 옷주름은 간결하고 힘이 있다. 장신구로 팔뚝찌와 팔찌를 착용하였으며 가운데를 고사리 형태로 장식하였다. 양손은 복부에 모아 선정인(禪定印) 자세를 취하였다.
이 보살상의 머리카락 표현, 보관 형태나 장신구, 천의 형식 등은 조선 후기 17세기 형식을 계승한 것이며, 간결한 옷주름과 무릎이 넓고 높은 구성은 ‘불석’이라는 재료의 특징으로 생각된다. 조선 후기 경상도 지역에서 유행했던 불석제 불상의 전통을 이은 것으로 해석된다.
사자암 석조보살좌상을 만든 병혁은 20세기 전반기에 불화를 그렸던 화승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사자암 불상을 통해 불교 조각에도 참여했음을 알 수 있다. 불화로는 1904년 수화승 상휴와 경상남도 양산 통도사 비로암 구품도(九品圖)를 제작했고, 1906년에는 보응 문성과 범어사 팔상전 영산회상도와 나한전 영산회상도를, 수화승 약효와 범어사 괘불을, 그리고 1920년 다시 상휴와 양산 통도사 사명암 감로도 등을 제작하여 통도사와 범어사를 거점으로 활동하였음을 알 수 있다.
원래 불화승으로 활동했던 병혁이 1904년에 만든 유일한 불상이다. 보존 상태가 좋고 불석제 재료와 불상의 형식적 특징에서 조선 후기 불상 전통을 계승한 근대기 작품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또한 불화와 불교조각을 병행했던 20세기 초반 장인들의 활동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