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비단 바탕에 채색. 세로 149.2㎝, 가로 180.6㎝. 지장시왕도란 지옥에 떨어진 중생까지도 모두 구제한 뒤에 성불하겠다는 서원을 세운 지장보살(地藏菩薩)과 사후 세계인 명부(冥府)를 관장하며 죽은 자의 속세 업보를 심판하는 시왕(十王), 그리고 그 권속을 한 화면에 표현한 불화이다. 비단 바탕에 붉은색을 주조색으로 하여 녹청색, 군청색, 그리고 백색으로 채색하였고 안정된 구도와 화취를 지닌 19세기의 대표적인 지장시왕도 중 하나이다. 화승(畵僧) 응륜(應侖)이 1868년에 그렸다.
화면의 중앙, 반원형의 광배(光背: 불보살의 위력을 광명으로 표현한 것) 안에 지장보살과 그 협시인 무독귀왕 · 도명존자를 배치하였다. 그 좌우로 시왕이 위치하고 있으며 아래쪽에는 사자(使者)와 판관(判官) 등을 배치하였다. 본존인 지장보살은 투명한 두건을 쓰고 오른손에는 보주, 왼손에는 석장(錫杖: 승려가 짚고 다니는 긴 지팡이)을 들고 수미단 위 연화좌에 결가부좌하였다. 좌우로는 무독귀왕과 도명존자가 합장을 한 자세로 지장보살을 향하여 서 있다.
지장삼존의 좌우로는 시왕이 홀을 들거나 수염을 쓰다듬는 자세로 본존을 향하여 시립하고 있으며 시왕의 뒤에는 좌우에 각각 8곡(曲) 병풍이 둘러 있다. 지장삼존의 앞에는 판관들이 망자(亡者)의 속세에서의 업(業)이 적혀 있는 명부를 들고 지장보살에게 무엇인가를 보고하는 듯한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들 옆으로는 동자, 천녀, 지옥장군, 우두(牛頭)와 마두(馬頭) 옥졸 등이 중앙을 향해 시립하고 있다.
이 그림은 가평 현등사 지장시왕도(1830)와 서울 보문사 지장시왕도(1867)와 도상이 동일하며 화면의 크기도 거의 같다. 청룡사 지장시왕도를 그린 응륜은 보문사 지장시왕도를 그린 경선당 응석(慶船堂應釋)과 화연 관계가 깊다. 응륜과 응석은 모두 남양주 흥국사에 주석하였으며 남양주 봉영사 아미타설법도(1853)와 도봉산 보문사 신중도(1855)를 함께 그리기도 했다. 이러한 화연 관계가 바탕이 되어 도상을 공유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응륜은 응석의 도상을 계승하였지만 의복이나 관모 표현 등에 차별성을 기하면서 본인의 개성을 표출하였다.
청룡사 지장시왕도는 19세기 서울 · 경기 지역 지장시왕도의 경향은 물론 화사들의 교류와 도상 공유 양상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불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