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무명 바탕에 채색. 세로 111㎝, 가로 232.5㎝. 가사(袈裟)는 승려가 장삼 위에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겨드랑이 밑으로 걸쳐 입는 법의(法衣)이다. 본래 불교의 발생지 인도에서는 수행자들의 사계절 평상복이었으나 동아시아로 전래되면서 불교의식 및 법회 때 입는 의식복으로 사용되었다. 이 그림은 승려의 의복인 가사를 그림으로 그려 불전(佛殿)에 봉안하고 예배했던 현존하는 유일한 작품이다.
경기도 수락산 학림암(鶴林庵)에 봉안하기 위해 1902년에 제작한 그림으로, 현재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룡사(靑龍寺) 심검당(尋劍堂)에 봉안되어 있다.
25조(條: 가사 천의 조각 수량)를 연결해 만드는 가사 제작법에 근거해 화면을 작게 분할하고 그 안에 불보살과 승려, 사천왕(四天王), 그리고 불경(佛經)을 표현하였다. 화면의 가장 위쪽에는 연꽃잎 위에 위치한 좌상과 입상의 부처가 그려져 있으며 그 아래로는 합장을 하고 서 있는 보살이 4열로 그려져 있다. 그 아래에는 권본(卷本)과 절첩(折帖) 형식의 경전 꾸러미가 마치 민화(民畵)의 책가도(冊架圖)를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다. 책거리 아래로는 승려들이 좌상과 입상으로 위치하며 화면의 좌우 가장자리에는 사천왕이 각 2위씩 그려져 있다.
사천왕의 아래로는 화기란이 마련되어 있는데, 그 곳에 시주질(施主秩: 불화를 발원하고 제작 비용을 제공한 사람들)과 연화질(緣化秩: 불화를 그리는데 참여한 사람들)이 기록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이 그림은 고종황제, 황태자와 황태자비, 영친왕, 엄비 등 황실의 안녕과 장수를 기원하며 제작한 황실발원 불화로 한봉당 응작(漢峰堂應作), 명응당 윤감(明應堂允鑑) 등이 주도하여 그렸다. 붉은색을 주조색으로 녹청과 군청, 백색 등을 사용하였다.
존상 표현과 바느질선의 표현을 볼 때 수가사(繡袈裟)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 그림은 현재 전하는 선암사 가사(조선 후기)와 자수박물관 소장 수가사(18세기 추정)와 비교해 보면 존상과 경물 배치가 유사하다. 그리고 현재 남아 있지는 않지만 남양주 흥국사에서도 1883년에 ‘가사이십파탱(袈裟二十波幀)’을 제작하였다고 전하는 것으로 보아 19세기 말 20세기 초 서울 · 경기 지역의 여러 사찰에서 가사도를 그려 봉안했음을 알 수 있다. 조사(祖師)를 숭배하기 위한 주제의 그림 중 가사도는 매우 특이한 형식으로 중요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