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12월 16일 대통령 선거 투표 당일 오전 11시 20분경 공정선거감시단은 한 여성에 의해 부정투표함이 구로구청 현관 앞에서 반출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이에 공정선거감시단원들이 현장 조사를 한 결과, 귤·빵·과자가 실려 있는 트럭의 빵 상자 안에서 봉인이 되어 있지 않은 부정투표함이 발견되었다.
공정선거감시단은 구로구 선거관리위원회에 이를 항의했으나, 개표소로 이송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만 들을 수 있었다. 이에 시민들은 투표함이 빵 상자에 은폐되어 호송될 이유가 없으며, 투표가 끝나기 전에는 옮길 수 없게 되어 있다며 이를 부정투표함으로 규정했다.
분노한 학생, 청년들은 그 투표함을 깔고 앉았고, 시민들은 부정선거를 규탄하기 시작했다. 학생들과 시민들은 구로구 선거관리위원회에 들어가 투표위조 여부를 조사했고, 오후 1시 30분경 3층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에서 투표함 1개, 붓 뚜껑 60개, 새 인주 70개, 정당대리인 도장, 백지투표용지 1,560매를 발견했다.
오후 6시 30분 선관위원장이 부정투표함이 불법임을 시인했으나, 오후 7시 중앙선관위는 평민당원이 합법적인 투표함을 탈취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시민, 학생 5,000여 명이 선거무효를 주장하며 당국의 정확한 해명이 있을 때까지 부정투표함을 사수할 것을 결의하고 부정선거규탄대회를 진행했다.
12월 17일 오후 12시 40분, 농성하던 시민들이 투표함을 밀반출하려 했던 사람을 붙잡아 공개 기자회견을 가졌다. 오후 5시 30분경 전날 구로구청 농성에 참가했던 허기수(41)가 구로동 가리봉시장에서 부정선거에 항의해 분신자살을 기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후 8시경에는 항의 군중이 6,000여 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18일 자정 무렵 서울시장의 진압 예고 전화가 걸려온 후, 새벽 6시경에 5,000여 명의 백골단이 다연발 최루탄을 난사하며 구로구청에 난입했고, 7시경부터는 헬기까지 동원되어 옥상으로 진압 공격이 이루어졌다. 무차별 폭력 진압 과정에서 서울대생 양원태는 척추가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고, 많은 사람들이 경찰에 쫓겨 구청 옥상에서 투신했다. 그리고 전투경찰에 의해 시민 1명이 창밖으로 던져졌다. 폭력 진압의 결과 17명이 크게 다쳤다.
2016년 7월 21일 서울 종로구 선거연수원에서 29년간 밀봉되어 있던 13대 대통령선거 서울 구로구을 선거구 부재자 우편투표함이 열리고 계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