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혁명은 자유당정권을 해체함으로써 노동운동의 자주적 활동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을 제거했다. 그 결과 노동운동에서는 많은 노동조합이 새롭게 결성되었다. 이런 움직임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은 금융부문이었다.
금융부문에서 가장 먼저 결성한 곳은 1960년 6월 1일 조흥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한 조흥은행 노동조합이었다. 이어 6월 8일 제일은행은 은행직원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본점 강당에서 노동조합 창립결성대회를 개최했다.
6월 11일 한국상업은행도 298명의 행원이 참석한 가운데 본점 강당에서 결성대회를 개최했고, 같은 날 한일은행도 본점 강당에서 행원 295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결성대회를 개최했다. 서울은행은 6월 18일 132명이 참가해 노조결성대회를 진행했다. 이밖에 5월 28일 대한증권거래소, 6월 16일 한국무신(현 국민은행), 6월 18일 제일생명보험에서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이처럼 1960년대 6월 중 잇따라 은행노조들이 결성되자 은행사용주 측에서는 공동대처방안을 모색했고, 이에 각 단위노조들은 연합회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에 따라 1960년 6월 29일 각 은행 노동조합 위원장, 부위원장들은 제일은행 노조사무실에서 처음으로 모임을 갖고 은행노동조합연합회 구성을 위한 결성준비축소위원회를 구성했다. 마침내 7월 23일 조흥은행 강당에서 전국은행노동조합연합회 결성대회가 진행되었다.
은행연합회의 결성은 금융부문에서 신규노동조합의 결성을 더욱 촉진했는데, 그 예가 연합회의 지원을 받아 결성된 농업은행 노동조합이었다. 농업은행 노동조합은 1960년 9월 25일 경남지구에서 가장 먼저 결성되었고, 서울지구 노동조합은 12월 20일 결성대회를 개최했다. 다음해인 1961년 2월 5일 강원지구 노조와 경북지구 노조가 잇따라 결성되었고, 충남지구는 노조결성준비위원회가 가동되는 등 전국적으로 조합결성 활동이 활발히 진행되었다.
4·19혁명 이후 결성된 노동조합들은 4·19혁명의 성과를 이어받아 조직 내부에서 자주성을 확립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이는 주로 정치권과의 단절과 중립을 노동조합 결의문이나 강령을 통해 드러난다. 전국은행노동조합연합회 창립결성대회에서 채택한 강령에서는 “우리는 일치단결해 일체의 부당한 외부간섭을 배격하고, 우리의 공통된 권익옹호에 전력한다”라고 명시해 조직운영의 자주성을 명료하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