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6년 10월 19일 천주교에서 순 한글 주간(週刊)신문으로 『경향신문』을 창간하면서 천주교 신자들을 대상으로 「보감」이라는 별지를 발행하였다. 편집인 겸 발행인은 드망즈(Florian Demange, 1875∼1938) 신부로, 『경향신문』의 사장도 겸임하고 있었다. 한국인인 김원영 신부가 실무자로 드망즈 신부의 편집을 도왔다. 그러나 한일합방 이후 일제에 의해 『경향신문』이 폐간되자 그 부록으로 발행되었던 「보감」도 1910년 12월 30일 220호를 마지막으로 함께 폐간되었다.
타블로이드판 4면으로 발행된 『경향신문』과 달리 「보감」은 국판 8면으로 발행되어 읽은 뒤 책으로 제본하기 쉽게 만들어졌다. 실제로 발행되고 난 후 1906년 10월부터 1907년 10월까지 제1권(1∼52호), 1907년 10월부터 1908년 10월까지 제2권(53∼104호), 1908년 10월부터 1909년 12월까지 제3권(105∼168호), 그리고 1910년 1월부터 1910년 12월까지 제4권(169∼220호), 4책으로 제본되어 현재까지 전하고 있다.
그 내용을 보면 첫 1권은 ‘논설’, ‘법률문답’, ‘대한성교사기’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는데, ‘논설’란에는 사람들, 특히 신자들이 알고 잊지 않아야 할 ‘요긴한 도리’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반 학문이 아닌 인류의 기원과 목적 등에 대한 것을 천주교 교리를 기반으로 하여 수록하였다. ‘법률문답’란에는 국법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법률 지식을 계몽하는데 역점을 두어, 지상법률문답(紙上法律問答)을 시행하였다. ‘대한성교사기’는 한국의 천주교 역사를 신자들에게 알리려는 목적에서 달레(Claude Charles Dallet, 1829∼1878) 신부가 저술한 『한국천주교회사』를 번역하여 연재하였다.
2권부터는 이러한 내용에 ‘천주교회보’란과 ‘우연히 수작’란을 추가하여 발행하였지만, 전체 분량은 국판 8면으로 변함이 없었다. ‘천주교회보’란에는 주로 국외의 천주교 관련 소식을 실었고, ‘우연히 수작’란에는 천주교 교리 및 천주교와 관련된 내용을 문답의 형식으로 설명하여 수록하고 있다.
『경향신문』의 폐간과 함께 「보감」도 폐간되자 천주교에서는 1911년 1월 15일부터 「보감」 후속으로 『경향잡지』를 격주간으로 속간하기 시작하였다. 『경향잡지』는 「보감」 에 수록되었던 주제들을 그대로 이어받음과 동시에 지면을 24면으로 확장하면서 내용도 풍부해지게 되었다. 그러나 ‘법률문답’란을 제외하면 계몽적인 성격보다는 교리지식의 전달 등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경향잡지』는 1945년 5월 15일 폐간되었다가 1946년 8월 1일 복간되었지만, 1950년 6·25전쟁으로 또 한 차례 폐간되었다가 다시 복간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보감」은 ‘법률문답’란을 제외하면 순한글로 발행되었기 때문에 당시 국어보급운동에도 큰 공헌을 하였으며 또한 국어연구와 법사(法史)에도 도움이 되는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