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조계종의 승려였던 금명보정이 석가모니불이 도솔천(兜率天)에서 보살로 있을 때부터 사바세계에 강생(降生)하고 출가·성도(成道) 및 열반에 이르기까지의 팔상성도(八相成道) 과정에 천상세계의 신들이 참여하여 석가보니불과 그 법을 옹호한 내용에 대해 『보요경(普曜經)』을 비롯한 여러 경전과 『종문통요집(宗門統要集)』 및 『서응기(瑞應記)』 등의 기록을 인용해 상세히 엮은 것이다.
발행년 미상의 필사본으로 전라도 순천 송광사에서 저술하였다. 불분권 1책이며, 22.7×16.9㎝이다. 5페이지의 짧은 글로, 현재 『한국불교전서』 제12책에 수록되어 있다.
『보살강생시천주호법록(菩薩降生時天主護法錄)』은 ‘보살이 세상에 태어날 때 천신(天神)들이 불법(佛法)을 호위한 것에 관한 기록’이란 뜻이다. 보통 석가모니불은 사바세계에 태어나기 전에 보살로서 도솔천에 있다가 어머니인 마야부인(摩耶夫人)의 태(胎)로 들어갔다고 말해진다. 도솔천에 있을 때 석가모니불은 선혜보살(善慧菩薩)로 불리었다.
본서는 석가모니의 팔상(八相)에 있어서 천신들이 석가모니불과 불법을 호위한 기록들을 여러 경전에서 발췌하여 엮은 것이다. 팔상이란 석가모니의 생애에 있어서 특기할 만한 8가지 사건을 말하는데, 도솔래의상(兜率來儀相: 도솔천에서 내려와 마야부인의 태로 들어가는 모습)·비람강생상(毘藍降生相: 룸비니동산에서 출생하는 모습)·사문유관상(四門遊觀相: 네 성문으로 나가 세상을 관찰하는 모습)·유성출가상(踰城出家相: 성곽을 뛰어넘어 출가하는 모습)·설산수도상(雪山修道相: 설산에서 수도하는 모습)·수하항마상(樹下降魔相: 보리수 밑에서 마군의 항복을 받고 깨달음을 얻는 모습)·녹원전법상(鹿苑轉法相: 녹야원에서 최초로 설법하는 모습)·쌍림열반상(雙林涅槃相: 사라쌍수 아래에서 열반에 드는 모습) 등 8가지를 가리킨다.
이 과정에 있어서 하늘에 사는 천신들이 석가모니불을 호위하거나 법을 설해주기를 청하는 등 호법선신(護法善神)의 역할을 하는데, 그 과정을 여러 경전에서 발췌하고 있다. 인용경전을 보면 『보요경』 3회, 『유마경(維摩經)』·『화엄경(華嚴經)』·『열반경(涅槃經)』 각 2회, 『법화경(法華經)』·『종문통요집(宗門統要集)』·『서응기(瑞應記)』·『법화문구기(法華文句記)』 각 1회씩 인용하고 있다.
한편 본서 속에는 「삼계이십팔천명수신량도(三界二十八天名壽身量圖)」와 「태자출가성도제경이설(太子出家成道諸經異說)」이 포함되어 있다. 「삼계이십팔천명수신량도」는 삼계(三界: 욕계·색계·무색계)의 28천(天)에 사는 천신들의 몸과 수명의 크기를 설한 것이며, 「태자출가성도제경이설」는 석가모니의 출가와 성도의 일시(日時)에 대한 여러 경전의 주장을 서술한 것이다.
편자인 금명보정은 전통적 방식으로 불교사를 이해한 마지막 세대였다. 따라서 현대의 관점에서 보면 긍정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예를 들어 28천 천신들의 수명과 몸의 크기를 논한 것 등이 그것이다. 또한 석가모니의 출가와 성도의 일시에 대한 이해는 전통적인 이해에서 탈피하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