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편팔상록 ()

불교
문헌
경성 만상회에서 안진호가 석가모니의 일대기를 1942년에 저술한 불교서. 전기.
정의
경성 만상회에서 안진호가 석가모니의 일대기를 1942년에 저술한 불교서. 전기.
개설

조계종 승려였던 안진호가 63세 때에 저술한 책으로 8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석가모니의 생애를 설명하는 여덟 가지 사건[八相]을 176단계로 나누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각 이야기마다 회화를 삽입하여 알기 쉽게 하였다. 대중들에게 인기를 끈 베스트셀러이기도 하였다.

서지적 사항

국판 1권으로 549쪽이다. 1942년에 안진호가 경성(京城)에 설립한 만상회(卍商會)에서 간행되었다.

내용

안진호는 본명이 석연(錫淵)이며, 1880년(고종 17)에 경상도 예천에서 태어났다. 16세에 용문사(龍門寺)에서 글을 읽다가 불경을 열람하던 중 발심하여 이듬해인 1896년 신일(信一)을 스승으로 출가하였다. 그후 9년 동안 용문사 강원에서 수학한 후 김룡사(金龍寺)·대승사(大乘寺)·봉선사(奉先寺)를 비롯한 여러 절의 강원에서 후학을 지도하였다. 그는 일제시대 불교계의 유명한 강백(講伯)이었으며, 동시에 만상회를 설립하여 직접 불서를 간행하기도 하였다. 특히 그는 대중들에게 알기 쉽고 실용적인 불서를 보급하고자 노력하였는데, 1935년에 간행한 『석문의범(釋門儀範)』이 대표적이다. 『석문의범』은 당시의 불교의식을 집대성하고 정리한 책으로서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신편팔상록(新編八相錄)』도 저자의 그러한 의식이 잘 드러난 것으로서, 석가모니의 일대기를 팔상(八相)으로 엮은 것이다. 팔상이란 석가모니의 생애 가운데 중요한 여덟 가지의 사건을 말하는데, 그것은 도솔래의상(兜率來儀相)·비람강생상(毘藍降生相)·사문유관상(四門遊觀相)·유성출가상(踰城出家相)·설산수도상(雪山修道相)·수하항마상(樹下降魔相)·녹원전법상(鹿苑轉法相)·쌍림열반상(雙林涅槃相)이다. 팔상으로서 석가모니의 생애를 묘사하는 것은 예부터 있어왔던 것으로, 법주사(法住寺)의 팔상전(捌相殿)과 팔상도(八相圖) 등이 그것이다.

1장은 석가모니가 도솔천(兜率天)으로부터 하생(下生)하여 마야부인(摩耶夫人)의 몸에 입태하는 과정[兜率來儀相], 2장은 룸비니동산에서 출태(出胎)·탄생하는 과정[毘藍降生相], 3장은 동서남북의 성문 밖에서 노인과 병든 사람, 죽은 이의 시체와 수행자를 만나는 과정[四門遊觀相], 4장은 성을 넘어서 출가하는 과정[踰城出家相], 5장은 설산(雪山)에서 수도하는 과정[雪山修道相], 6장은 악마를 항복시키는 과정[樹下降魔相], 7장은 깨달음을 이룬 뒤 가르침을 펴는 과정[鹿苑轉法相], 그리고 마지막의 8장은 두 그루의 나무 사이에 기대어 조용히 열반에 드는 과정[雙林涅槃相]이 서술되어 있다.

이 중 성도(成道) 후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펴는 7장 녹원전법상이 전체 양의 50%를 차지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화엄경』·『능엄경』·『법화경』·『유마경』 등 대승불교 경전의 내용이 많이 삽입되어 있어서 불교교리서로서의 기능도 하고 있다.

『신편팔상록』 이전에도 우리나라에는 석가모니의 생애를 다룬 서적이 이미 간행되고 있었는데, 1913년에 이교담(李交倓)과 1922년에 백용성(白龍城)이 각각 편찬한 『팔상록』, 1930년대 초에 김대은(金大殷)이 간행한 『석가여래약전(釋迦如來略傳)』이 그것이다. 본서는 이들을 대폭 수정·증보한 것이다. 본서는 전체 목차가 약 176단계로서 앞의 세 책보다 훨씬 자세하며, 비록 신화적이기는 하지만 문장이나 서술방식이 매우 감동적이다. 또한 각 이야기마다 삽화가 들어 있어서 그림만 보아도 내용을 대강 짐작할 수가 있다.

의의와 평가

석가모니의 생애를 알기 쉽게 서술한 것으로서, 우리나라 불서간행의 역사에 있어서 획기적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승불교에 전해지는 석가모니의 생애를 서술하고 있으므로, ‘초인적’이고 ‘신화적’인 요소가 많다. 1970년대에 『아함경(阿含經)』에 기반한 ‘역사적’인 석가모니의 생애가 전해지기 전까지 나름의 역할을 하였다.

참고문헌

『근현대 한국불교명저 58선』(윤창화, 민족사, 2010)
『신편팔상록』(안진호, 법륜사, 1960)
집필자
정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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