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기의 승려였던 우당의 시를 모은 것으로, 권두에 노산산인(蘆山散人) 우동식(禹東軾)이 쓴 서문이 있다. 시 128편 149수와 문 1편이 수록되어 있다. 시는 칠언율시가 대부분이다.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술회적 시가 대부분이며, 시대상황에 대한 내용은 거의 없다.
우동식이 쓴 서문에 의하면, 우당의 시는 수백 편이 있는데 그 수준이 높아 중국 당(唐)의 혜림(慧琳)과 송(宋)의 회정(懷貞)에 비길 수 있다고 하고 있다. 편찬과정에 관한 특별한 언급은 없다.
필사본 1책이다. 1903년에 발행되었는데, 발행자와 발행지는 알 수 없다. 『한국불교전서』 제12책에 수록되어 있다.
저자 우당에 대해서는 상세한 것을 알 수 없다. 그런데 1913년 11월 20일에 간행된 『해동불보(海東佛報)』의 창간호에는 「무공적(無孔笛)」란에 ‘우당(藕堂) 김명희(金明熙)’의 시가 실려 있다. 우동식의 서문에 의하면, 우당은 해남 대흥사(大興寺)의 선맥을 잇는 극암사성(克菴師誠, 1836∼1910)의 법손이고, 혼원세환(混元世煥)의 제자이므로 생애는 1850년대 후반에서 1900년대 초반까지일 것이다. 따라서 우당시고의 저자는 김명희(金明熙)일 가능성이 크다고 하겠다.
『우당시고(藕堂詩稿)』는 우당의 시문을 모은 것으로서, 시가 128편 149시이며 문은 「수륙혼천도재모연문(水陸魂薦度齋募緣文)」 1편뿐이다. 시는 칠언율시가 대부분으로서, 한 제목에 칠언절구와 오언절구 1수씩을 지어 마치 한 수의 시인 듯이 짝을 이루고 있는 것도 특색이라 할 수 있다. 시의 내용은 개인적인 감회나 자연을 읊은 것이 많은데, 예를 들어 「추일만음(秋日謾吟)」에서는 “오늘 밤 찬바람에 산죽이 울고/ 새벽잠 깨이면 이불귀가 맑으리/ 처마 끝 거미줄엔 흰 이슬 얼룩지고/ 가물가물 등불 밑에 풀벌레 소리 모이네.[今夜寒風山竹鳴 曉來覺夢沈衾淸 簾角蛛絲斑白露 燈光耿耿繞虫聲]”라고 노래하고 있다.
한편 다른 승려들과 주고받은 시나 전국의 사찰을 유람하면서 읊은 시도 많다. 전자로서는 「추일견설아상인(秋日見雪雅上人)」, 「여춘사상인(與春史上人)」, 「여순오상인(與順午上人)」 등이 있고, 후자로서는 특히 해인사(海印寺)와 관련된 시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유해인사(遊海印寺)」, 「해인사유연(海印寺留連)」 11수, 「부유해인사(復遊海印寺)」 4수, 「제해인사구광루(題海印寺九光樓)」 2수가 그것이다.
조선 후기 승려의 시문집으로서 주로 개인적 심회를 노래하거나 자연을 읊은 것이 많다. 반면에 대한제국 말엽이라는 시대상황에 대한 논평적 수사는 없다. 시가 뛰어나서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불가문학(佛家文學)이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