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룡집 ()

불교
문헌
조선 후기의 승려, 의룡 체훈의 시가와 산문을 엮어 1895년에 간행한 시문집.
정의
조선 후기의 승려, 의룡 체훈의 시가와 산문을 엮어 1895년에 간행한 시문집.
개설

조선 후기의 승려였던 의룡체훈의 시문을 모은 책으로, 필사 시 138수와과 문 28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는 감회시(感懷詩)나 영물시(詠物詩)가 많으나, 문에는 조선 후기 범어사를 중심으로 한 불교계의 상황을 알 수 있는 자료가 많다.

서지적 사항

필사본 1책이다. 1895년에 범어사(梵魚寺) 대성암(大聖庵)에서 발행된 것이다. 발행 경위에 대해서는 상세히 알 수 없으나, 권말에는 “개국 504년 을미년(1895년) 중춘에 대성암에서 썼다[開國五百四年乙未仲春抄於大聖庵]”라고 되어 있다.

내용

저자인 의룡체훈에 대해서 상세한 것은 알 수 없다. 문집인 『의룡집(義龍集)』과 『범어사지(梵魚寺誌)』를 참고해 보면, 침송계언(枕松戒彦, 19세기 중후반)의 제자로서 범어사를 중심으로 활동한 인물로 생각된다.

『의룡집』의 시 138수는 칠언율시가 대부분이고, 제목마다 바로 밑에 그 시에 쓰인 운자(韻字)를 모아 놓은 것이 특색이다. 특히 감회시와 영물시, 유가(儒家)들과 수창(酬唱)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중에는 소상(瀟湘)의 아름다운 경치를 읊은 「소상팔경(瀟湘八景)」 8수와 석가모니의 탄생에서 열반까지를 읊은 「영산팔상(靈山八相)」 8수가 실려 있다. 또한 수록된 시는 외적 사물에 대한 시적 탐구를 통한 서정성의 발현이 두드러진다. 특히 동래지역의 관료들과의 교유시, 금정산과 범어사의 지역적 소재를 담은 시는 『의룡집』이 지니는 지역문학적 가치를 높여준다.

문 28편은 형식에 따른 분류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분류해보면 기문(記文) 12편·모연문(募緣文) 10편·상량문(上樑文) 2편·축문(祝文) 1편·서(序) 2편·등장(等狀) 1편이다. 이 가운데 「범어사폐막조건기(梵魚寺弊瘼條件記)」에는 19세기 중후반에 범어사가 당면한 경제적 상황이 반영되어 있다. 「범어사승군등장(梵魚寺僧軍等狀)」에는 범어사 승군에 대한 관가의 대우가 어떠했고 그에 대한 범어사 차원의 대응은 어떠했는지 당시의 현실 상황이 담겨 있다. 또 저자는 여러 불사에 모연문이나 중창기(重創記)를 썼고 사찰계[甲契, 宗契]에 참여했는데, 「임오갑헌답유공기(壬午甲獻畓有功記)」와 「종계서(宗契序)」는 그에 대한 기록이다. 범어사가 근대에 포교·교육·종단운영에서 혁신적인 운동을 전개할 수 있었던 데는 사찰계의 운영이 저변에 깔려 있는데, 이러한 기문들은 그 상황을 잘 보여준다.

의의와 평가

조선 후기에 승려가 남긴 시문집으로서 높은 문학성을 지닌다. 『의룡집』에서는 승려로서의 불교적 사유보다 일상에서 시적 탐구를 지향하는 시인으로서의 특성이 엿보인다. 나아가 본서에는 조선후기 범어사의 경제적 여건 등 당시 불교계의 상황을 알 수 있는 글이 많이 실려 있어 사료로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참고문헌

『의룡집』(의룡체훈 저, 김석군 역, 동국대학교출판부, 2014)
『한국불교전서』제12책(동국대학교 한국불교전서편찬위원회, 동국대학교출판부, 1996)
「의룡체훈의 문학세계」(김종진, 『열상고전연구』40, 2014)
집필자
정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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