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기의 승려였던 증곡치익의 시문을 제자들이 편집하여 간행한 책이다., 권상에는 오언절구 18수, 칠언절구 25수, 칠언율시 36수와 서찰류(書札類) 21편이 실려 있으며, 권하에는 법어류(法語類) 9편, 기서문류(記序文類) 29편이 수록되어 있다.
엄홍존(嚴弘尊)이 쓴 발문에 의하면, 사형(師兄)인 회당(晦堂)·고경(古鏡) 등과 함께 치익의 글을 모아 간행하려고 하였으나 치익이 이를 반대하였다. 그래서 간청을 거듭하여 겨우 간행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하고 있다.
신연활자본 불분권 1책이다. 1934년에 부산 금정산(金井山) 대원사(大願寺)에서 간행하였다. 『한국불교전서』 제12책에 수록되어 있다.
치익의 다른 호는 해담(海曇)이며, 속성은 서(徐)씨이다. 19세에 통도사의 춘담(春潭)화상에게 출가하였고, 용문사 용호(龍湖)장로에게서 불경을 배웠다. 1929년 선교양종칠교정(禪敎兩宗七敎正)의 1인으로서 추대되었으며, 후에 통도사에서 사망하였다.
『증곡집』 권수에 김한은(金翰殷)과 만경영안(萬鏡暎晏)의 서문 및 허용(許墉)의 「증곡상인시집서(曾谷上人詩集序)」가 있다. 그리고 권말에는 치익의 행록(行錄)·찬(贊)·찬덕문(讚德文)과 함께 발문이 실려 있다. 권상과 권하로 나뉘는데, 시는 불도(佛道) 및 참된 삶에 대한 교훈과 깨우침을 노래한 시와 자신의 심회를 읊은 시, 증시(贈詩) 및 차운시(次韻詩)가 대부분이다. 그중에서도 「사김소파신사서(謝金小坡信士書)」는 도가 무엇인가에 대해 자세하게 답변한 글로서 연속해서 3편이 실려 있어 주목된다.
문에는 불교에 관련된 것들이 많은데, 우선 「월봉사칠성계신설서(月峰寺七星稧新設序)」·「용화계서(龍華契序)」·「상춘계서(賞春契序)」와 같은 계(契)에 관련된 것과 「용화전중수상량문(龍華殿重修上樑文)」·「사명암중창상량문(泗溟庵重創上樑文)」·「통도사사리탑창건중수략(通度寺舍利塔創建重修略)」 등 사찰의 건립과 중수에 관한 것들이 있다. 한편 「어산청류상록서(魚山廳留上錄序)」는 범패의 한 가지인 어산(魚山)이 전해진 유래를 설명하면서 신라 때의 진감국사(眞鑑國師)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도 그 음악의 묘함을 전하려 했으나 복잡하여 다 기록으로 남기지 못했는데, 이제야 제대로 남기게 된 것에 대해 찬탄한 글이다.
근대기 승려의 시문집으로서, 내용은 주로 불도나 삶에 대한 자신의 감회를 읊은 것들이 많다. 반면에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상황에 관한 글은 거의 없다. 문학성이 높은 시들이 많은 수준 높은 작품집이며, 또한 당시의 통도사를 둘러싼 경상도 지방의 불교계 상황을 알 수 있는 좋은 사료(史料)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