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한국 조계종의 승려이자 개혁자였던 학명계종의 시문을 모으고 번역하여 2006년에 간행한 책이다. 편자가 근대의 불교잡지인 『불교(佛敎)』 · 『해조음(海潮音)』 등에서 채록한 것과 여러 승려들의 증언을 토대로 편집하였다. 총 7장과 권말부록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발문과 후기 등에 의하면, 학명에게는 원래 자저인 『백농집(白農集)』이 있었으나 일찍이 유실되었다. 이것을 몇몇 승려들의 발의에 의해, 편자인 연관이 3년 동안 모으고 번역하여 출간하였다고 한다.
1권으로 195쪽이다. 서울의 성보문화재연구원(현, 성보문화유산연구원)에서 간행되었다.
학명계종은 개혁가이자 시인 · 화가로서 유명하다. 그는 중국과 일본의 불교계를 시찰한 뒤 한국불교를 개혁할 필요성을 절감하였다. 그 과정에서 나온 것이 “농사를 통해서 선지(禪旨)를 깨닫자”라고 하는 선농일치(禪農一致)의 불교였다. 나아가 그가 남긴 시(詩)와 선화(禪畫)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학명집』은 학명이 남긴 유문(遺文)을 모아 번역하여 간행한 것이다. 총 7장 중 1장은 상당법어(上堂法語) 4편이다. 상당법어란 법상에 올라가서 하는 법어인데,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에서 행한 것인지 알 수 없다. 2장은 기연문답(機緣問答) 3편이다. 여기에는 「백학명선사(白鶴鳴禪師)가 각 선원에 물은 오제(五題)」와 「비은선사(費隱禪師)의 수시오문문답(垂示五門問答)」 그리고 「학명선사와 일본 석종연선사(釋宗演禪師)와의 문답」이 실려 있다. 샤쿠소엔(釋宗演, 1859∼1919)은 일본의 임제종 승려로서, 임제종 원각사파(圓覺寺派) 관장(館長)을 역임한 고승이다. 샤쿠소엔과 학명이 나눈 서간도 남아있어 친밀한 사이였음을 짐작하게 한다.
3장은 전법게(傳法偈) 5편이다. 「기만암선사(寄曼庵禪師)」 · 「시금해선사(示錦海禪師)」 · 「시고벽봉화장실(示古碧鳳華丈室)」 · 「시대휴봉규장실(示大休鳳奎丈室)」 · 「시무곡정해장실(示無谷淨海丈室)」이 실려 있다. 4장은 가송(歌頌) 15편이다. 여기에는 시송(詩頌) 7편과 불교가사(佛敎歌辭) 8편이 실려 있다. 불교가사 가운데 「선원곡(禪園曲)」은 전체 166구로 이루어진 장시(長詩)인데, 학명의 선농일치사상이 잘 드러나 있다. 5장은 찬(讚) 7편이다. 여기에는 「달마상찬(達磨像讚)」과 「달마화찬(達磨畵讚)」 6편이 포함되는데, 모두 달마도(達磨圖)를 그려놓고 거기에 써넣은 것이다. 화가로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6장은 서간(書簡) 3편이다. 일본의 샤쿠소엔(釋宗演)선사에게 보낸 서간이 1편이고, 원불교의 개조인 박중빈(朴重彬, 1891∼1943)에게 보낸 서간이 2편이다.
7장은 잡저(雜著) 2편이다. 여기에는 「독(獨)살림하는 법려에게 권함」과 「내장선원규칙(內臧禪院規則)」이 있는데, 전자는 당시 불교교단의 문제에 대한 개혁론이라 할 수 있으며, 후자는 선농불교를 전개한 선농결사(禪農結社)의 청규(淸規)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근대의 조계종 승려였던 학명계종의 유문을 모은 좋은 자료이다. 나아가 당시 불교계의 상황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귀중한 사료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