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계대사롱아가 ()

불교
문헌
조선시대 승려 순계가 선의 논리를 다양한 사례로 서술한 불교서.
정의
조선시대 승려 순계가 선의 논리를 다양한 사례로 서술한 불교서.
서지적 사항

대부분 7언의 구절로 이루어진 1권 1책의 필사본(筆寫本)이다. 구체적인 서지사항은 알 수 없다. 다만 권말(卷末)에 ‘무심자(無心子)’라는 말이 언급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무심자와 순계선사는 같은 사람인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구봉산(九峰山) 은적(隱寂) 토굴에서 나를 희롱한 노래를 머리 기른 사람이 짓고 한바탕 웃노라.”라는 글로 볼 때는 거사(居士)인지 선사(禪師)로 머리는 기르고 살았는지 가늠할 길이 없다.

책의 가장 끝에 “응화(應化) 2954년 정묘(丁卯, 1927년) 초가을에 오당자(梧堂子)가 동악산방(桐岳山房)에서 쓰다.”라는 구절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책을 서사(書寫)한 사람은 ‘오당자’라는 호를 가진 사람이고, 1927년 동악산방에서 서사하였다는 것은 알 수 있으나 동악산방도 어느 지역에 있었는지 알 길이 없다. 또 책의 말미에 ‘왕자 위에 한 개의 점 최기성[王上一點崔棋性]’이라는 글귀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책을 소장하고 있었던 사람은 최기성이라는 인물로 추측된다. 그 이유는 왕(王) 자 위에 한 개의 점이란 주(主) 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내용

『순계대사롱아가』라는 제목에 대한 해설도 없고 순계선사의 생몰연대를 비롯하여 누구의 계통을 이은 승려인지도 알 길이 없다. 다만 이 책의 내용 중에 “행상(行相)은 어느 일이나 그른 게 없나니, 그러므로 한 일 일으켜 한 가닥 노래를 크게 부르노라. 묻노니 무슨 노래 부르는가? 나를 희롱하는 노래라네.”라고 하여 자기 자신을 희롱한 장문의 시와 산문(散文)을 섞어서 쓴 작품이라는 것만 알 수 있을 뿐이다. 내용의 대부분이 칠언절구와 오언절구 1수씩을 지어 마치 한 수의 시인 듯 짝을 이루고 있다. 또한 처음부터 끝까지 장편 서사시와 같은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순계선사는 간화선(看話禪)의 입장에서 시종일관 선(禪)의 논리를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예컨대 “모든 법은 공(空)한 것이거늘 무엇에 집착하는가?”라는 반문을 하면서 집착을 떨쳐 버리고 오직 의문을 일으켜 깨달음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아울러 참선(參禪)을 위해 산속에 숨어 세상을 도피하기보다는 부지런히 수행을 하여 깨닫고 난 뒤에는 세상에 나아가 말법(末法) 시대의 중생들을 교화하는 일에도 힘써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간화선에 전념을 다하고 수행하여 깨달음을 얻어서 보현행(普賢行)을 실천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때로는 화엄·법화·반야 등을 선에 비유하기도 하고, 유학과 도교의 이치를 불교 논리에 비유하여 유불선(儒佛禪)은 결코 서로 다르지 않다는 논리를 설파하기도 하였다. 작품 가운데는 아름다운 자연을 음미하는 구절도 있어서 유유자적한 선객(禪客)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기도 하다. 또 자기 자신의 행적을 읊은 대목으로 보이는 경우들이 많은 점으로 보아 자서전 같은 느낌을 준다는 점도 특이하다.

의의와 평가

순계의 생몰연대나 활약상을 살피기에는 부족하지만, 순계의 사상을 연구하는 데에는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될 뿐만 아니라 오직 하나만 남아 있는 유일한 책이라는 점에서 귀중한 자료적 가치가 있다. 또 연세대학교 국학자료실에 소장되었다고 하지만 현재는 소장여부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동국대학교에서 간행한 『한국불교전서』에 수록되어 유일하게 남아 있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있다.

참고문헌

『한국불교전서편람』(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불교기록문화유산아카이브사업단, 동국대학교출판부, 2015)
『한국불교전서』제12책(동국대학교 한국불교전서편찬위원회, 동국대학교출판부, 2002)
『한국사찰전서』(권상로, 동국대학교출판부, 1979)
『불교사전』(운허용하, 동국대학교 역경원, 1961)
집필자
오경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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