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댐 수몰지역내 문화유적 발굴조사 당시 1986~1987년 동의대학교박물관에서 거창 지역과 합천 일부 지역의 지석묘에 대한 발굴조사를 실시하였다. 거창군 남하면 무릉리 산포는 황강변의 충적대지로 지상에 상석이 드러나 있는 4기의 지석묘를 대상으로 조사를 시작하여 모두 33기의 지석묘가 확인되었다. 지석묘는 동서로 5열을 이루면서 군집하고 있다.
산포지석묘의 구조는 상석, 부석(敷石), 매장주체부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21기는 잔존상태가 양호하여 상석, 부석, 매장주체부를 갖추고 있었고 6기는 부석과 매장주체부만 확인되었다. 상석이 확인된 지석묘 중 14기는 상석이 괴석상(塊石狀)의 대형이나 7기는 소형의 판상할석으로 매장주체부 위에 올려 놓은 상태로 개석화(蓋石化)한 상석이라고 볼 수 있다. 매장주체부는 석관 1기, 석곽 4기, 유사석곽 22기, 단독소형석곽 6기로 구분된다. 단독소형석곽은 상석이 없는 지석묘에서 확인되는 매장주체부의 형태이다.
상석 주위에는 일정한 범위와 형태로 포석(鋪石)하였다. 포석의 평면형태는 대부분 장방형이며, 원형 또는 타원형도 확인된다. 가장자리에는 비교적 크기가 큰 석재를 이용하여 1단으로 정연하게 구축하였고, 그 안에 크고 작은 석재들을 1~2겹 깔아 놓았다. 33기의 지석묘 중 4호 지석묘의 상석의 규모가 가장 크지만 매장주체부의 크기는 크지 않으므로 상석과 매장주체부의 크기가 비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유물은 3호, 8호, 26호 지석묘에서만 출토되었다. 3호 지석묘에서는 마제석검 1점과 홍도구연부편, 무문토기 저부편이 출토되었고, 8호 지석묘에서는 마제석검 1점과 마제석촉 13점, 26호 지석묘에서는 마제석검과 마제석촉 각 1점이 출토되었다. 유구의 노출과정과 부석사이 또는 각 유구의 주변에서 석촉·환상석부편·반월형석도·지석 등의 석기류와 무문토기·홍도편 등이 수습되었다.
거창의 산포지석묘를 포함하여 대야리, 평촌에서 확인된 지석묘의 입지는 모두 황강변에 인접한 넓은 충적대지인데 비해 합천의 역평 3지점에서 확인된 지석묘는 비교적 높은 곳에 위치하는 것으로 볼 때 지역적으로 입지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거창과 합천지역 모두 지석묘와 인접한 곳에 강이나 그 지류의 하천이 흐르고 있어 물이 입지 선정의 중요한 요소였던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각 유구는 동에서 서로 포석이 거의 연접된 상태로 열을 이루면서 조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