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요(宗要)라는 개념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불교에서 상당히 널리 사용되었다. 이 개념의 정의에 대해 중국 주1의 지의는 『법화현론(法華玄論)』에서 “종이란 핵심이다.[종자, 요야.(宗者, 要也.)]”라고 하여, ‘종’이 ‘요’와 동일하게 ‘핵심 내용’을 가리키는 용어임을 밝혀주었다.
종요가 불교의 경과 논의 핵심 내용을 가리키는 맥락은 여러 문헌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불경의 핵심 내용을 뜻하는 맥락은 다음과 같다. 무착의 저술인 『대승아비달마집론』 7권 「논의품(論議品)」에서 ‘해석으로 결택함[釋決擇]’을 설명하는 내용을 보면, “어떤 것이 해석으로 결택하는 것인가? 말하자면 여러 경의 종요(宗要), 곧 핵심 내용을 능히 해석하는 것이다.[하등석결택? 위능해석제경종요.(何等釋決擇? 謂能解釋諸經宗要.)]”라고 되어 있다. 즉 경의 핵심 내용을 뽑아내고, 이를 통해 여러 경을 풀이하는 것을 ‘해석으로 결택함’이라고 한다는 말이다.
또한 『유가사지론』 25권 「성문지(聲聞地)」에서 부처님이 설법한 방식인 주2 가운데 논의(論議)를 정의하는 곳에서도 이와 같은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여기서 “‘논의’란 무엇인가? 일체의 논장인 아비달마를 말한다. 매우 깊은 경의 이치를 연구하여 일체의 경의 종요(宗要), 곧 핵심 내용을 선양하는 것을 ‘논의’라고 한다.[운하논의? 소위일체 소위일체마달리가, 아비달마, 연구심심소달람의, 선창일체계경종요, 시명논의.(云何論議? 所謂一切摩呾履迦, 阿毘達磨, 研究甚深素呾纜義, 宣暢一切契經宗要, 是名論議.)]”라고 하였는데, 아비달마(阿毘達磨)라는 용어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연구를 뜻하며, 일반적으로 주3을 의미한다. 아비달마 논장을 편찬한 이들은 부처님의 경을 상황에 따른 방편설로 이해하였으므로, 경을 관통하는 종요, 곧 핵심 내용을 다루는 아비달마 논장이야말로 주4라고 간주하였다.
다음으로 종요가 불교 논서의 핵심 내용을 가리키는 경우는 최승자가 쓴 『유가사지론석』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는 『유가사지론』의 가장 처음에 나오는 “어떤 것이 유가사지(瑜伽師地)인가? 17지(地)이다.”라는 구절을 해석하면서, “처음에 ‘어떤 것이 유가사지인가?’라고 질문한 것은, 이 『유가사지론』 1부의 종요(宗要), 곧 핵심 내용을 총괄적으로 질문한 것이다.[석왈. 초문운하유가사지자, 총문차론일부종요.(釋曰. 初問云何瑜伽師地者, 總問此論一部宗要.)]”고 하였다. 『유가사지론』은 ‘십칠지론(十七地論)’이라고도 부르는데, 이 논에서 다루는 핵심 내용이 바로 오식신상응지(五識身相應地)부터 무여의지(無餘依地)에 이르는 17지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종요라는 개념은 신라 원효의 저작의 명칭에서 다수 발견된다. 가령 원효의 현존 저작 가운데는 『대혜도경종요』, 『무량수경종요』, 『미륵상생경종요』, 『법화종요』, 『열반종요』라는 5종의 종요가 있는데, 현재 이들은 경의 핵심 내용을 소개하는 부분만 남아 있고, 본문을 풀이하는 부분은 생략되어 있다는 점에서 공통성을 지닌다. 원효가 저술한 『종요』들의 구성을 보면, 대략 2문, 4문, 6문, 10문 등으로 되어 있는데, 여기서 공통되는 내용은 경의 대의를 서술함[述大意], 경의 종지를 드러냄[顯經宗], 경의 제목을 해석함[釋經名], 경의 소속을 밝힘[顯敎攝] 등으로 볼 수 있지만, 경의 특성에 따라 가감되는 측면이 있다.
원효가 쓴 종요의 구체적인 내용을 좀 더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대혜도경종요』의 경우 총 6문(門)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첫째는 대의를 서술하고, 둘째는 경의 종지를 드러내고, 셋째는 경의 제목을 해석하고, 넷째는 경을 설한 인연을 밝히고, 다섯째는 주5을 설명하고, 여섯째는 본문을 해석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여섯째 『반야경』의 본문을 해석하는 부분은 생략되어 있다. 첫째 대의를 서술하는 부분을 보면, 반야의 내용과 특성, 그리고 『반야바라밀경』을 한역하면 『대혜도경』이 된다는 점 등을 간략히 설명하고 있고, 둘째 경의 종지를 드러내는 부분에서는 이 경이 실상반야(實相般若)와 관조반야(觀照般若)의 2종 반야를 종지로 삼는다는 점을 여러 논사의 주장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셋째 제목을 해석하는 부분에서는 『대혜도경』의 대(大)와 혜(慧)와 도(度)의 의미를 나눠서 설명하고 있고, 넷째 경을 설한 인연에서는 여섯 가지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다섯째 교판을 밝히는 부분에서는 불교 내의 여러 교상판석(敎相判釋)을 소개한 뒤, 어떤 것이 진실인지 논하고 있다. 그러므로 『대혜도경종요』는 주6이 한역한 주7 600권, 주8이 한역한 주9 27권 등을 포괄하는 『반야경』 전반의 핵심 내용을 간략히 요약해서 소개해주는 문헌이라고 볼 수 있다.
『열반종요』의 경우는 크게 2문(門)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첫째는 간략히 대의를 서술하는 부분이고, 둘째는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는 부분이다. 이 가운데 둘째 문의 설명이 『열반종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둘째 문에는 다시 『대반열반경』을 설한 인연을 밝히고, 경의 종지를 설명하고, 경의 교체를 드러내고, 교판을 서술하는 네 가지 문이 있다. 첫째 이 경을 설한 인연에 대해서는 부처님이 이 경을 설한 인연이 있다는 견해와 없다는 견해를 먼저 나열한 뒤, 두 견해를 회통시키고 있다. 다음으로 경의 종지를 설명하는 내용은 매우 길게 서술되어 있는데, 주로 열반(涅槃)과 불성(佛性) 개념을 둘러싼 다양한 견해들을 상세히 소개한 뒤 회통시키고 있다. 교체를 드러내는 부분에서는 주10와 대승불교의 교체론을 소개하고 있으며, 교판을 서술하는 곳에서는 남쪽과 북쪽 지방의 논사들이 세운 교판을 소개한 뒤 양자를 회통시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반열반경』에 대한 연구는 동아시아 불교에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했던 만큼 그에 대해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였다. 그러므로 원효가 『열반종요』에서 기존의 이론들을 상세히 거론하고, 그 가운데 서로 충돌하는 견해들을 회통시키는 관점을 제시함으로써 『대반열반경』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핵심 내용을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