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규장각 소장 사간본의 서지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목판본, 1책 32장, 책 크기 세로 30.8㎝, 가로 25㎝. 제1, 2장만 사주단변, 나머지는 사주쌍변이며, 반곽 크기는 일정하지 않은데, 첫 장은 세로 22.7㎝, 가로 21.1㎝. 유계이고, 한 면의 글자는 1면 4항, 1항에 한자를 대자로 4자씩 써 놓고, 한자마다 소자로 한글로 새김과 한자음을 달아 놓았다. 판심은 백구, 어미는 상하화문이엽어미, 판심제는 없으며, 장차만 표시하고 있다. 표제는 ‘천자문언석(千字文諺釋)’이다. 지질은 두터운 고정지로, 간혹 굵게 섞인 지푸라기가 보인다. 보존 상태가 매우 좋아 찢기거나 닳은 곳이 전혀 없다. 나뭇결이 튼 부분이 많이 보이며, 마멸된 글자가 꽤 많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서 후쇄본으로 추정한다. 자형은 대체로 좋으나, 탈각이나 오각이 꽤 많이 보인다.
1735년(영조 11, 옹정 13) 경주 이씨 이무실이 판하를 써서 초간하였고, 1830년(순조 30) 이무실의 손자 이기대, 증손 이맹신이 중간하였으며, 1857년(철종 8) 5대손 이지수가 삼간하였고, 1894년(고종 31) 5대손 이동진이 사간하였다.
주흥사가 찬한 천자문에 이무실이 새김과 한자음을 단 이 책의 특징을 사간본을 중심으로 들면 다음과 같다.
표기법상 특징을 들면, 초성 글자로 ‘ㄱ, ㄴ, ㄷ, ㄹ, ㅁ, ㅂ, ㅲ, ㅳ, ㅄ, ㅶ, ㅅ, ㅺ, ㅼ, ㅽ, ㅆ, ㅇ, ㅈ, ㅊ, ㅋ, ㅌ, ㅍ, ㅎ’ 등이 쓰였다. ㅅ계 병서 중 ‘ㅾ’이 나타나지 않는다. 된소리 표기에 ㅂ계와 ㅅ계가 쓰였다. 중성 글자로 ‘ㅏ, ㅐ, ㅑ, ㅒ, ㅓ, ㅔ, ㅕ, ㅖ, ㅗ, ㅘ, ㅗㅑ, ㅚ, ㅛ, ㆉ, ㅜ, ㅝ, ㅜㅕ, ㅞ, ㅟ, ㅠ, ㆌ, ㅡ, ㅢ, ㅣ, ㆍ, ㆎ’ 등이 쓰였다(이 중 ‘ ㅗㅑ, ㅜㅕ’는 다른 문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표기이다.). 종성 글자로 ‘ㄱ, ㄴ, ㄷ, ㄹ, ㄺ, ㄼ, ㅁ, ㅂ, ㅅ, ㅇ’ 등이 쓰였다. 받침에서 ‘ㄷ’과 ‘ㅅ’은 거의 ‘ㅅ’으로 표기하고 있다. 전설성 자음의 중철 표기가 두드러져 형태소 경계에서뿐만 아니라 한 형태소 안에서조차 나타난다. 한 형태소 안에서 일어나는 중철 표기는 선행모음이 주로 [-전설성]인 경우로 제1음절에 나타나고 있다. ㄴ과 ㄹ의 혼기가 보인다. 근대 국어 시기 문헌의 일반적 현상인 과도 분철 표기는 단 2회 나타날 뿐이다.
음운론적 특징을 들면, 구개음화(ㄷ, ㅌ, ㄱ, ㅎ 구개음화), 반모음 ㅣ삽입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동음 첨가(ㄹ, ㅁ, ㅂ첨가), ㄷ첨가 등 자음 첨가, 어말 ㄷ탈락과 ㄷ 앞의 ㄹ탈락, 순음 아래 ‘ㅡ〉ㅜ’, ‘ㆍ〉ㅗ’ 등 원순모음화( ‘ㅡ〉ㅜ’ 는 비어두음절뿐만 아니라 어두음절에서도 나타나며, 형태소 경계에서도 활발히 일어남), 치찰음 뒤 단모음화, ㅔ∼ㅐ 혼란, 전설 고부 모음화(치찰음 뒤뿐만 아니라 순음 ㅂ, ㅅㅂ 뒤에서도 일어남), 후설 고부 모음화, 움라우트, ㆎ, ㅢ, ㅟ〉ㅣ 현상 등이 보인다. 어두에 ㄹ이 오는 것을 꺼려 ㄴ으로 나타나며, 이 문헌에 앞서 나온 석봉천자문, 곧 중세 국어 문헌에는 예사소리였던 것이 거센소리로 나타난 것이 있다. ‘ㄴ→ㄹ/{ㄹ__}, ㄹ→ㄴ/ {ㅇ}, ㄷ→ㄴ/ㄴ’ 등 자음동화 현상이 보인다.
『이무실천자문』은 근대 국어의 실상을 파악할 수 있는 음운 자료, 어휘 자료이다. 근대 국어 시기의 일반적 모습을 보이면서도 이와 다른 모습을 꽤 지니고 있다. 이는 방언의 반영으로 봄 직한 것들이다. 근대 국어 시기 지역 방언을 반영하는 국어사 자료로 다룰 수 있겠다. 곧 『이무실천자문』은 국어 음운사는 물론, 국어 어휘사와 지역의 방언사를 기술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이다.